우리나라에 다 합쳐도 100명 안 되는 이 직업 가진 사람들
청년실업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청년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AI 등 4차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도 큰 문제가 되고 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청년은 전문직을 희망하기도 하는데요. 수백 년간 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사라질 우려가 적은 전문직이 있어 화제입니다. 어떤 직업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말의 신발을 신겨주는 장제사
전국에서도 90여 명밖에 없는 이 전문직은 바로 장제사입니다. 장제사라는 직업 자체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 텐데요. 장제사란 말의 신발인 편자를 만들고 말발굽에 편자를 씌우는 일을 하는 직업입니다. 조선 시대의 화가 김홍도의 ‘편자 박기’란 작품을 보면 지금의 장제사처럼 말발굽의 편자를 박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 어쩌면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직업인 것이죠.
최근 인공지능과 기계 기술의 발전으로 곧 사라질 직업이 상당하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장제사의 경우 기술의 발전으로 직업이 사라지기란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장제사란 직업은 말과 소통하면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말이란 동물이 상당히 예민해서 기계로 편자를 박거나 빼는 일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말과 소통하면서 말의 기분이나 말의 상태에 따라 작업해야 하니 기계가 아무리 발전해도 말의 편자를 갈아 끼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장제사 평균 월급 ‘425만 원’
장제사란 직업 자체가 생소하겠지만 장제사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김미숙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면허형 국가자격 특성과 보수교육 실태’에 따르면 148개의 국가자격증 중 월 400만 원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자격증은 10개 정도인데요. 장제사가 되기 위해 취득하는 장제사 자격증 역시 이 10개에 포함돼 있습니다. 장제사의 평균 월급은 425만 원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제사 자격증을 취득한 장제사의 초봉은 4,000만 원 수준이며, 업계 최고 수준의 장제사는 억대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억대 연봉을 받기 위해선 오랜 경력을 쌓은 이른바 ‘장인’ 수준까지 올라야 가능합니다. 장제사 장인은 말이 걷는 모습이나 발을 딛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어디가 어떻게 불편한지 알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장제사 1명이 말 310마리 편자 갈아끼워
특히 국내 장제사 숫자 대비 장제사가 갈아야 할 편자의 수는 상당히 많습니다. 국내에 편자를 박는 말은 2만 8,000여 마리가 있는데요. 이중 경주마는 30일에 한 번 편자를 갈고, 승마용 말은 50일에 한 번 정도 갈아야 합니다. 어림잡아 숫자로만 계산해서 말 한 마리당 편자를 갈아 끼우는 기간을 40일로 가정할 경우 장제사 한 명이 40일 동안 편자를 갈아 끼워야 할 말의 수는 310마리 정도입니다.
말 1마리당 편자를 갈아 끼우는 비용은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인데요. 이는 일반적인 편자의 비용이고, 만약 말의 부상이나 장애 등으로 특수 편자를 끼우는 경우엔 20~30만 원까지도 금액이 책정됩니다. 마리당 10만 원이라고 계산하면 300마리의 편자를 갈아 끼우면 3,0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물론 원자재 등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은 이처럼 많지 않겠지만 장제사가 왜 고소득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네요.
도제 방식으로 전문가 양성
그렇다면 장제사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국내에는 장제사 전문 교육기관은 따로 없습니다. 현역 장제사 밑에 들어가 몸으로 배우며 익히는 ‘도제 방식’으로 배워야 합니다. 다만 농수산 관련 대학교의 말산업학과 등에서 간단한 지식을 배우거나 한국마사회에서 자격증 대비반 6개월 과정 등을 수료할 순 있지만 장제사로 활동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보통 현역 장제사 밑에서 2년간의 도제 기간을 거치고 장제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요. 2~3년의 도제를 마치고 장제사 자격증 취득까지 마치면 대략 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여기에 실전 경험 2~3년을 더해 4~5년 경력은 돼야 혼자서도 장제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데요. 장제사가 되기 위해선 금속을 다루는 야금학이나 말 관련 수의학, 말 관리를 위한 마필사양관리 등 말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