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 싹 털렸다" 싱가포르만큼 엄격하다고 소문난 나라의 벌금 수준
껌 씹기 금지, 침 뱉으면 118만 원 벌금 등 각종 벌금제도로 유명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싱가포르인데요. 이 같은 벌금제도 때문에 싱가포르를 찾는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국민들까지 당황스러워하죠. 오늘 소개할 국가는 싱가포르 못지않은 벌금을 부과하고 있어 여러 차례 논란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옷을 못 입는다고 벌금을 낸 사람도 있죠.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벌금의 도시, 베니스
베니스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벌금의 도시’로 불립니다. 관광객이라면 흔히 하는 일에 대해 벌금을 매기기 때문인데요. 베니스 관광청은 2018년에 베니스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정리한 ‘10계명’을 배포했습니다. 그 내용을 확인해보면 지정된 장소 밖에서 음식물 금지, 자전거 금지, 비둘기 먹이 금지 등이 있죠.
또한 베니스 주요 관광지에는 22명의 ‘예의 천사(angel of decorum)’로 불리는 관광객 감시원이 있습니다. 이 예의 천사는 ‘#Enjoy Respect Venezia’라는 글귀가 적힌 흰색 티를 입고 관광객을 단속하는데요. 다만 관광객에게 벌금을 직접적으로 부과할 수는 없고, 경찰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에는 베니스 산 마르코 광장 운하에 체코 관광객 남성 2명이 알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은 운하에서 수영을 즐겼는데요. 이를 적발한 경찰이 각 3,000유로(한화 4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그 외에도 사유재산에 낙서를 할 경우 400유로(55만 원), 다리나 기념물에 자물쇠를 채우면 100유로(13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계단에 앉으면 벌금, 로마
작년 8월, 로마의 결정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바로 로마의 주요 명소인 ‘스페인 계단’ 때문인데요. 이곳은 300년 역사를 지니고 있고 1953년에 개봉한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젤라또를 먹은 곳으로도 유명하죠. 로마를 방문했다면 이곳 계단에서 인증숏 하나쯤은 남겨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 스페인 계단에 앉기만 해도 최대 50만 원의 벌금을 매길 것이라는 로마 당국의 발표는 상당한 논란이 일어났죠. 이 벌금제도 때문에 관광객들은 계단에 앉거나 눕지 못하고 음식을 섭취할 수도 없습니다. 또한 계단 아래 배 모양의 바르카치아 분수에 뛰어들거나 물을 마시는 행위 또한 금지되었죠. 그 밖에도 상의를 탈의한 채 돌아다니거나 여행 가방을 끄는 것도 제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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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로마 관광청은 앞으로 트레비 분수에 울타리를 두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마는 지난 1년간 트레비 분수에 경찰을 배치해 관광객이 분수 주변에 착석하거나 입수할 수 없게 제지를 해왔는데요.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지자 아예 울타리를 설치해서 접근을 막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더불어 트레비 분수와 콜로세움 인근에서 허가 없는 상행위가 금지됩니다.
2018년부터는 로마에서 검투사 코스튬 착용 금지, 노상 음주와 떼를 지어 술집을 몰려다니는 행위 등도 금지되었습니다. 오전 2시부터 7시까지 주류를 판매하는 음식점 또한 처벌 대상이죠. 적발될 경우 5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내거나 48시간 동안 특정 장소에 접근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재범일 경우 최대 60일까지 접근이 불가합니다.
플라스틱 사용 금지,카프리섬
축구선수 박지성의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한 지중해 대표 휴양지인 이탈리아 카프리 섬에서는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섬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 중 하나인 블루 그로토(Blue Grotto)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으로 된 컵, 식기, 물병, 빨대 등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는데요.
만약 플라스틱을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최대 500유로(68만 원) 상당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이 같은 결정은 카프리섬의 환경보호를 위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프리섬 주민들의 반응은 다소 긍정적입니다. 플라스틱 사용 자제에 대한 목소리는 세계 각국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옷 못 입어도 벌금
이 밖에도 피렌체에서는 길에서 음식을 취식하게 되면 벌금형에 처합니다. 물론 모든 장소가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피렌체 주요 관광지인 ‘우피치 광장’, ‘네리 거리’, ‘그라노 광장’, ‘닌나 거리’ 등 4곳인데요. 해당 장소에서 음식물을 먹다가 적발되면 150유로(약 20만 원)에서 최대 500유로(약 65만 원)까지 벌금을 낼 수 있습니다.
한편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알베르토는 밀라노의 다소 독특한 법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밀라노에서 옷을 잘못 입고 있으면 최대 40유로(5만 5천 원)까지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또한 밀라노에선 패션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옷차림이 보기 좋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버 투어리즘으로 신음
이탈리아 주요 관광 도시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매기는 벌금은 다소 ‘과도하다’라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오버 투어리즘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오버 투어리즘은 과도한 관광객으로 각종 문화유산 훼손 및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상이죠.
또한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환경오염도 꽤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례로 성수기 베니스 운하의 물은 굉장히 탁했는데, 최근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이 줄자 물에 오리를 비롯한 각종 생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죠. 따라서 많은 이들은 환경과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관광객들의 도시 훼손 행위는 규제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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