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생각 없이 극장을 찾았다가 뜻밖의 반전으로 뒤통수가 얼얼해진 경험이 있으신가요? 반전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유용한 장치지만, 자칫 어설프게 반전을 넣으면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전에 관객들에게 반전을 들켜 김이 셀 수도 있는 양날의 검입니다. 오늘은 완벽한 반전으로 극찬을 받은 영화와 관객들을 놀라게 한 반전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방 안에는 사람이 3명…
<쏘우>
무려 9편이나 제작된 <쏘우> 시리즈는 모든 작품에 반전을 넣기로 유명한데요. 그중에서도 1편의 반전은 그야말로 관객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반전 중의 반전이었습니다. 그 덕에
<쏘우>는 12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무려 1억 3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히트작이었죠. <쏘우>에는 크게 3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어느 날 납치된 아담과 로렌스, 그리고 그 둘을 납치한 연쇄살인마 ‘직쏘’입니다.
아담과 로렌스는 발목에 족쇄가 묶인 채 직쏘에 의해 납치되어 시체가 있는 방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직쏘의 지시에 따라 서로를 속고 속이며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요. 결국 참다못한 로렌스는 자신의 발목을 자르고 방을 탈출하지만, 곧 직쏘가 그의 뒤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직쏘의 정체는 다름 아닌 로렌스, 아담과 함께 방 안에 있던 시체였죠. 직쏘가 ‘Game Over’을 외치며 문을 닫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준 반전이었습니다.
영원히 고통받는 브레드 피트
<세븐>
거장 데이비드 핀처와 브레드 피트가 만난 1995년 영화 <세븐>은 아직도 널리 회자되는 명작 중의 명작인데요. <세븐>은 은퇴를 일주일 앞둔 형사 ‘윌리엄’과 새로 부임한 ‘데이비드’가 기묘한 사건을 접하면서 시작합니다. 살인사건은 성경에 나오는 7개 죄악에 맞춰 ‘식욕’, ‘인색’, ‘나태’, ‘색욕’, ‘교만’을 모티브로 잔인한 범죄였죠.
윌리엄과 데이비드가 범인을 바짝 추적하던 중, 범인 ‘존 도’가 갑작스럽게 자수하게 됩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범행이 끝나는가 싶었지만, 아직 7대 죄악 범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질투’와 ‘분노’가 남아있었죠. 존 도는 데이비드의 평화로운 일상을 ‘질투’해 그의 아내를 죽여버림으로써 데이비드를 ‘분노’에 휩싸이게 해 그로 하여금 자신을 죽여 7대 죄악 범죄를 완성했습니다.
두 번째 볼 때 더 놀란다는
<식스 센스>
상상도 못한 반전에 한 번, 치밀한 복선에 두 번 놀란다는 영화 <식스 센스>는 아직도 반전 영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오죽하면 영화를 홍보할 때 ‘<식스 센스>급 반전’이 관용구처럼 쓰일 정도인데요. <식스 센스>는 아동 심리상담사 ‘크로우
’와 귀신을 볼 수 있는 소년 ‘콜
’의 이야기입니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콜에게는 늘 억울함을 호소하는 귀신들에게 시달리는데요. 그런 콜을 옆에서 도와주던 크로우 역시 알고 보니 귀신이었다는 게 최고의 반전입니다. 반전의 충격도 충격이지만, 사실 <식스 센스>의 백미는 두 번째 볼 때 더 잘 보이는 치밀 복선입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총격 사건 이후 콜을 제외한 그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는 크로우, ‘귀신들은 자기가 죽었다는 사실을 몰라요’라는 콜의 말 같은 복선이 반전보다 더 소름 돋는다는 반응이 많죠.
그래서 카이저 소제가 누구야?
<유주얼 서스펙트>
한 번에 반전을 이해할 수 없어서
n차 관람이 거의 정석이 된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가 감독 브라이언 싱어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럼에도 그 반전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엄청난 충격을 주었는데요. <유주얼 서스펙트>는 소문으로만 존재하는 암흑세계의 보스 ‘카이저 소제’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다리를 저는 ‘버벌’이 경찰에게 카이저 소제에 대한 진술을 하면서 진행됩니다. 버벌은 카이저 소제에 대한 공포에 덜덜 떨면서 카이저 소제의 무서움에 대해 끊임없이 어필하죠.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진술을 마친 버벌이 절뚝거리면서 경찰서를 나섬과 동시에 경찰서에는 카이저 소제의 몽타주가 팩스로 들어오는데요. 절뚝이던 버벌은 점점 똑바로 걷게 되고, 카이저 소제의 몽타주는 다름 아닌 버벌이었죠. 영화 내내 버벌의 말을 들으며 카이저 소제가 누구일까만 짐작하던 관객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긴 반전이었죠.
디카프리오가 만든 반전
<셔터 아일랜드>
2010년 영화 <셔터 아일랜드>는 스릴러의 탈을 쓴 반전 영화였습니다.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으로 반전의 충격은 배가 되었는데요. 영화는 형사 ‘테디’가 셔터 아일랜드의 정신병원에 실종자가 나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하며 일어나는 일을 다룹니다. 테디는 자꾸만 비밀을 숨기려는 듯한 병원 관계자들과 환자들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끼고 사건을 파헤치지만, 사실 그 모든 사건과 수사는 테디의 정신병을 고치려는 치료의 일환이었죠.
실종되었다던 여인은 자신의 전 부인이었고, 아이 셋을 모두 죽인 아내를 용서하지 못한 테디가 그녀를 죽인 것이었습니다. 특히 아내가 아이들을 모두 죽였다는 것을 깨닫고 테디가 오열하는 장면은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 만큼 잔인한 장면이지만, 극강의 미장센으로 역설적인 슬픔을 보여줘 영화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