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극권 ‘얼음 속 땅’ 4만년만에 드러나…“온난화 영향”
[서울신문 나우뉴스]
캐나다 북극권 ‘얼음 속 땅’ 4만년만에 드러나…“온난화 영향”(사진=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 홈페이지) |
지구온난화 탓에 빙하 속에 잠들어 있던 땅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 등 연구팀은 캐나다 북극권 배핀섬에 있는 빙하가 녹아 4만 년 넘게 숨어있던 대지가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캐나다 배핀섬의 빙하와 만년설은 최근 수십 년간 급격히 후퇴해왔다.(사진: 기포드 밀러/콜로라도 볼더/INSTAAR) |
연구를 주도한 사이먼 펜들턴 박사는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면서 “배핀섬에는 태고의 지형이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먼 펜들턴(왼쪽)과 기포드 밀러(오른쪽)는 오늘날 북극의 온난화에 대한 배경을 찾기 위해 배핀섬 빙하가 녹아 드러난 땅에서 고대 식물들을 수집했다(사진: 매튜 케네디/지구 비전 연구소) |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배핀섬의 빙하가 줄어든 장소 30곳에서 이끼와 지의식물 48개를 수집했다. 이런 식물은 수만 년 전 빙하 속에 갇혀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뿌리를 내릴 정도로 온전하게 남아 있었다.
콜로라도 볼더의 기포드 밀러(사진)는 배핀섬의 후퇴하는 만년설로부터 수집한 고대 이끼를 들고 살펴보고 있다. (사진: 매튜 케네디/지구 비전 연구소) |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을 사용해 이들 식물의 연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 식물이 적어도 4만 년 동안 빙하에 덮여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배핀섬의 빙하가 녹아 드러난 땅에는 고대 이끼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사진: 기포드 밀러/콜로라도 볼더/INSTAAR) |
이에 대해 펜들턴 박사는 “일반적으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얼음이 남지만, 온난화의 규모가 너무 크므로 곳곳에서 모든 것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배핀섬의 빙하와 만년설 후퇴가 북극이 지금처럼 따뜻했던 마지막 순간에 번성했던 고대 식물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매튜 케네디/지구 비전 연구소) |
수집한 고대 식물은 배핀섬에서 지금도 자생하는 식물들과 같은 종이다. 이들 식물의 연대와 기온에 관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오늘날 이 지역의 기온은 적어도 11만 5000년 만에 온난화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배핀섬에 있는 빙하는 앞으로 몇 세기 안에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이먼 펜들턴 박사는 오늘날 북극 온난화 배경을 찾기 위해 배핀섬의 빙하가 녹아 드러난 땅에서 고대 식물들을 찾아내 연구하는 연구팀의 일원이다. (사진: 매튜 케네디/지구 비전 연구소) |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