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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 꼭 안고 추락…ESA, ‘청소부 위성’ 쏜다

서울신문

인류가 버린 쓰레기는 지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구 주위에도 인류의 과학기술이 남긴 쓰레기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우주국(ESA)은 오는 2025년 지구 저궤도에 있는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이른바 '청소부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클리어스페이스-1'(ClearSpace-1)이라고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지구 궤도를 돌고있는 수많은 우주쓰레기를 치우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이 청소부 위성은 여러 개의 팔을 가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로켓에 실려 발사돼 지구 저궤도에 안착한 위성이 고장난 인공위성을 네 팔로 꼭 끌어안고 지구 대기로 떨어지는 것. 물론 이 과정에서 청소부 위성 역시 생명을 다해 서구 언론은 자살 특공대인 '가미카제' 같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실험적인 방식이지만 경제성 면에서는 의문이 남는다. 현재 지구 궤도에 3000개가 넘는 망가진 인공위성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어 죽은 위성 하나 없애기 위해 청소부 위성 한 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ESA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타트업 회사인 클리어스페이스 룩 피게 대표는 "우주쓰레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라면서 "향후 몇 년 동안 위성의 수는 급격히 늘어날 예정인데 망가진 위성을 제거하고 새 위성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실제 우주쓰레기는 이제 다양한 청소 방법이 논의되고 실행될 만큼 위협적인 수준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있는 우주쓰레기는 야구공 크기 기준으로 2만 개 이상, 러시아 전문가들은 길이가 10㎝ 이상인 것만 약 2만 3000여개에 달한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이보다 작은 크기의 우주쓰레기까지 합치면 지구 궤도상에서 정처없이 떠도는 숫자는 수억 개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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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를 그물로 수거하는 방식의 리무브데브리스(그래픽)

문제는 이 우주쓰레기가 영화 ‘그래비티’에서 보여준 것 처럼 자칫하면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들 우주쓰레기는 지구 궤도를 시속 2만8160㎞로 비행하고 있는데, 길이 1㎝정도의 작은 우주쓰레기 조각만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띄운 각종 인공위성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 때문에 우주 선진국들은 앞다퉈 우주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대표적인 계획은 청소부 위성을 띄우는 것이다. 다만 우주쓰레기 수거 방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작살 사용, 그물 포획 등 여러가지다. 이중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지는 차후에 드러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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