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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진이 빚은 술은 무슨 맛일까…산뜻하면서 깔끔한 ‘나비의 꿀단지’ 시음담

[이 기자의 술래잡기]

‘술’은 세대와 연령, 성별을 막론하고 사랑받아왔다. 최근에는 ‘핫’한 걸 넘어 ‘힙’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술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특히 최근 변화하는 대중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술이 나오고 있다. [이 기자의 술래잡기]는 그러한 술에 대해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귀로 듣고 난 뒤 적는 일종의 체험기다. 특색있는 양조장이나 술, 그 술을 빚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또한 전국에 있는 양조장과 그 주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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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진이 만든 술은 어떤 맛이 날까. 결론부터 말하면 ‘싼뜻’하고 깔끔한, 그러면서 엄청 달달하기보다는 은은한 단 맛이 느껴졌다.


주류 업계에 종사하시는, 세계일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앤소믈리에학과 교수를 통해 최근 독특하면서 희귀한 술을 맛볼 수 있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술은 아니고 마니아로서 개인이 담근 술이었다. 바로 BTS의 진의 ‘나비의 꿀단지’.


진이 술에 진심인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진은 백종원 요리연구가를 통해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을 알게 됐고, 박 소장님에게 전통주 제조 비법을 전수받았다. 전수받은 비법대로 본인이 직접 전통주를 담그는 모습을 유튜브 채널 ‘방탄TV’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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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군 입대 전에는 대한민국 명주 대상 명예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심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런 진이 군 휴가 때 한국전통주연구소에 들러 직접 빚고 익는 정도를 확인했던 그의 술인 ‘나비의 꿀단지’를 맛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일단 그가 빚은 술은 탁주, 흔히들 막걸리라고 부르는 술이다. 하지만 이 탁주는 그냥 탁주가 아닌 백화주(百花酒)로, 백화주는 세상의 모든 꽃을 다 넣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론 진짜로 세상의 모든 꽃을 다 넣은 건 아니다. 그만큼 많은 꽃을 넣었다는 뜻이다.


진은 여기에 과하주(過夏酒) 기법을 도입했다. 과하주란 말 그대로 여름을 지내는 술. 날이 덥고 습해 술이 산패하기 쉬울 때, 증류식 소주를 넣어 저장성을 좋게 한 술로, 스페인의 셰리 와인과 포르투갈의 포트 와인이 이와 비슷하다.


진은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았다. 찹쌀과 멥쌀 그로의 맛을 추구했으며, 떡범벅과 고두밥으로 2달 반 정도 숙성했다.


이러한 노력과 정성이 가득 들어간 술이 ‘나비의 꿀단지’이며, 박 소장은 “진처럼 진중하고 열정적으로 술을 빚는 유명인이 처음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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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맛은 은은한 단 맛이 도는 고급 탁주. 향은 멜론과 참외가 가진 싱그럽고 시원함이 느껴졌다. 판매가 되는 술이 아니기 때문에 알코올 함량은 알 수 없었지만, 17도 전후로 예상됐다. 탁주로서는 높은 도수이지만, 알코올의 튀는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신맛은 적당해서 입에 침을 돋게 할 정도였다.


한 번 입안에 머금으면 목 넘김 뒤에도 과실의 산뜻함과 찹쌀의 뭉근함이 잔잔하게 남았다.


전체적인 맛은 훌륭했다. 최근 가수 성시경이 경탁주를 출시하는 등 연예인들이 주류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전통주를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주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진의 ‘나비의 꿀단지’도 이에 못지않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전통주 업계에 뛰어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지금 이대로 진이 전통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문화를 홍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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