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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사건 윤씨 “솔직히 이춘재에게 고맙다… 경찰 사과하라”

세계일보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특정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온 윤모(52·사진)씨가 경찰에 나와 “솔직히 이춘재가 지금이라도 자백을 해줘서 고맙다”고 심경을 전했다.


윤씨는 27일 오전 1시쯤 이번 사건의 재심 청구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나서며 이같이 말했다. 윤씨는 전날 오후 1시30분쯤 이곳 광역수사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해 약 12시간 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윤씨는 “시간이 오래 지난 일이라 기억을 더듬어서 조사받느라 시간이 걸렸다. 새로 떠오른 기억은 없고 아는 대로 얘기했다”면서 “나는 범인이 아니고 억울하게 살았다”고 했다.


윤씨가 이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2번째다. 경찰은 앞서 이춘재가 지난달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 등 모두 14건의 살인과 30여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한 뒤 윤씨와 1차례 면접 및 참고인 신분으로 1차례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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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재판에 넘겨져 그해 10월 21일 수원지법에서 검찰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20년을 복역한 끝에 2009년 가석방됐다. 윤씨는 “이춘재가 자백한 덕분에 늦게나마 재심의 기회가 생겼다. 그가 자백을 안 했으면 이런 일도 없을 것이고, 내 사건도 묻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씨는 경찰의 고문을 견디지 못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경찰은 과거 진술조서 등을 다시 들여다보며 강압수사가 있었는지 확인했고, 윤씨 측 변호인단은 당시 수사기록에 강압에 의한 자백 흔적이 남아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과거 사건을 조사한 담당 경찰관을 향해 “자기들이 양심이 있으면 당당하게 나와서 시민들에게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찰은 윤씨의 진술 내용과 이춘재의 자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8차 사건의 진범을 가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윤씨가 처벌받은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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