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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세계일보

'미래 먹거리' 위한 13조 통 큰 베팅…넘볼 수 없는 DP 강국 만든다

삼성 ‘디스플레이 13조 투자’ 의미·전망

수익성 급락 LCD라인, 퀀텀닷 전환

90% 점유율로 OLED 이어 집중 공략

향후 LG디스플레이와 진검승부 예상

2021년부터 초대형 QD TV 출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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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 한 번 통 큰 베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133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10일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13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저가 공세로 추격해오는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초격차 전략’을 통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날 발표한 투자계획의 핵심은 중국발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QD·양자점 물질) 라인으로 단계별 전환하는 것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을 LCD에서 QD로 옮기고, 9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세계 1위인 중소형 OLED에 이어 대형 디스플레이도 집중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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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 발표를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QD 디스플레이는 전기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발광 디스플레이라는 점에서 OLED와 비슷하지만, 유기 물질과 무기 물질을 모두 광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OLED 패널보다 색 재현력과 명암비가 뛰어나고 수명이 길다는 것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QLED TV는 LCD 기술의 한계로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에 비해 명암비와 시야각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가 LCD 패널에 ‘QD시트’를 덧댄 것일 뿐 제대로 된 QD 기술이 아니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에 승부수를 띄운 QD 디스플레이는 발광층 자체에 QD를 입힌 것이어서, 향후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와 진검승부를 가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투자는 2013년 중단했던 대형 OLED 패널 생산을 재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은 2005년 세계 최대 크기인 21인치 OLED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2013년엔 55인치 OLED TV를 선보였지만 낮은 수율 때문에 OLED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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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 최신 디스플레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사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의 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LCD 패널 가격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 2분기에는 스마트폰 등에 납품되는 소형 OLED 사업이 전체 매출의 8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LCD 매출 기여도도 낮아졌다. 애플에서 받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찍어낼수록 적자인 8세대 LCD 라인 일부의 가동을 중단했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이유로 LCD 라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한편 일찌감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OLED를 결정하고 올해 3조원의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 결정이 한발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단번에 13조원이 넘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던 대형 OLED 시장에 뛰어들면서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 충남 아산 탕정사업장을 방문해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술만이 살길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투자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1년부터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어서 삼성전자의 차세대 프리미엄 QD OLED TV도 2021년부터 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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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월을 통해 아산 클러스터 현황과 직원들의 환영인사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 이재용 이름 직접 부르며 “감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또다시 삼성공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생산공장인 인도 노다이 삼성공장을 방문했고,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은 바 있다.


세 번 모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맞았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을 가장 먼저 맞이한 사람도 이 부회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이 부회장의 손을 두 손으로 가볍게 잡으며 악수했다. 문 대통령의 삼성공장 방문은 대기업의 지방에 대한 투자를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국내 산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이 더 적극적으로 임해달라는 당부의 취지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날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한 지 99일째 되는 날이다.


문 대통령은 13조원에 달하는 삼성의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투자를 거론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OLED 중심으로 재편해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재용 삼성부회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격려했다. 이에 이 부회장도 문 대통령의 발언에 화답하듯 인사말을 통해 “(문 대통령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강국을 만들자’는 오늘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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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 나누는 文 대통령·이재용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이 끝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삼성공장을 방문한 건 이번이 세번째다. 아산=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작업복을 입은 삼성공장 직원들과 화상통화에서 “요즘 디스플레이 쪽은 일부 혁신 부품·소재, 또 장비가 특정국(일본) 의존도가 높아서 수출 통제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고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이제 걱정 안 해도 됩니까”라고 물었다. 직원들은 “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답했고, 문 대통령도 웃으며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화상회의 종료 직전에 한 직원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 초격차를 키워나가겠다”며 동료들과 준비해온 갤럭시탭으로 분홍색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재판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재판은 재판이고 기업 격려는 별개의 문제”라며 “잘하는 기업을 찾아 대통령이 격려하고 다른 기업들도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수미·김달중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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