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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홍준표 살려줄 곳 내 고향 대구뿐"

서울경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대구 수성구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5년간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수성못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협잡·기망 공천의 희생양이 되어 광야에 나 홀로 서 있다”면서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 고향 대구뿐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민 여러분만 믿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잘못된 협잡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총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홍 전 대표는 고향 창녕이 있는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에 출마하려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서울 험지 출마’ 압박에 경남 양산을로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지난 5일 홍 전 대표를 양산을에서 공천 배제(컷오프)했고, 홍 전 대표는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단행키로 했다.


홍 전 대표가 대구 수성구을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현재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공천을 확정하고 선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인선 전 경제자유구역청장과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 선언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수성을 유권자 여러분,


저는 지난 25년간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합니다.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잘못된 협잡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합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저지른 협잡공천의 불공정과 불의를 바로 잡아달라고 황교안 대표에게 요청했지만, 황 대표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제 홍준표의 길을 가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오직 홍준표의 시간입니다. 저는 마지막 정치를 고향에서 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있었습니다.


그 소원은 단지 바람으로 끝났고 이제 마지막으로 이번 총선에 임하면서 저를 키워준 고향 대구에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협잡·기망 공천의 희생양이 되어 지금 광야에 나홀로 서 있습니다.


저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 고향 대구 뿐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구시민 여러분만 믿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 왔습니다.


무소속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이 추천한 ‘시민공천 후보’로서 당당히 여러분들 앞에 서겠습니다.


고향은 늘 따스한 어머니의 품입니다. 힘들고 지친 자식이 돌아와 새롭게 몸을 추스르는 그런 곳입니다.


이번 선거 출마를 위해 무려 3번이나 이삿짐을 싸면서 저 스스로 깊이깊이 돌아보았습니다.


고난에서 교훈을 얻으라는 말처럼, 더 큰 도약을 위한 소중한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자식 키우는 어머니처럼, 우리 고향 분들께서 더욱 엄한 가르침을 주시고 잘못을 깨우쳐 주십시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지혜와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저 홍준표, 많은 지적과 비판을 더욱 깊이 새기고 더욱 낮은 자세로 여러분들과 함께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지금 대구는 ‘우한 코로나’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계신 250만 시민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얼마 전 비가 오는 수성로와 신천 산책로를 한참 동안 걸었습니다. 참으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대구의 어려움이 저의 처지와 교차되면서 코끝이 찡해져 한동안 발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꼭 94년 전 대구의 민족시인 이상화는 ‘지금은 남의 땅, 뻬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라고 외쳤습니다.


현 정권에게 우리 대구가 ‘남의 땅’이 된 것은 아닌지, 수성벌이 ‘빼앗긴 들’로 취급되는 것은 아닌지 해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동화사를 찾아서 빼앗겨 버린 저와 대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 대구가 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깊이깊이 생각했습니다.


지난 25년 정치 인생에서 그토록 바라왔던 대구의 품에 정당의 굴레를 벗고 나서야 이제 비로소 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와 대구의 정치 인연은 이어질 듯 이어질 듯하다가도 끝내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당초 대구 출마를 고민하다 PK 수비대장을 자임했지만, 당의 불순한 세력은 그마저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길고 긴 대구 정치 인연의 첫 번째는 바로 수성갑 지역구였습니다.


1995년 12월 ‘모래시계 검사’를 퇴임한 후 정치를 선택하고 출마를 검토했던 지역구가 바로 수성 갑구였습니다.


당시 수성 갑구에는 제 손으로 구속시켰던 분이 사면복권이 되어 자민련 후보로 출마를 했습니다.


‘이런 분이 정치권에 다시 들어와서는 안 되겠다’ 해서 수성 갑구에 출마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검사와 피의자 둘이 맞붙으면 당시 수사가 ‘정치수사’로 오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어 출마를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 2001년 10월 서울 동대문을 보궐선거 당시 저는 내심 2004년 4월로 예정된 대구 총선 출마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회창 총재께서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 출마를 강권하면서 두 번째 대구 정치 인연도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는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 경쟁력 있는 환경운동가 출신 민주당 후보를 반드시 꺾어야 했습니다.


당시 공천심사위원으로서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께 ‘대구로 가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서울 동·북부 수성이 급하다, 당신이 대구로 가면 나도 부천을 버리고 고향 영천으로 내려갈 거다’라는 만류에 또 뜻을 접어야 했습니다.


네 번째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일입니다. 당시 조해녕 대구시장이 불출마 하면서 대구시장에 출마하려고 뜻을 세웠습니다.


이때는 대구의 원로 정치인의 반대로 뜻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사랑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저는 창녕에서 태어났지만, 대구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친구나 지인들이 대부분 대구에 계십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창녕은 저를 낳아준 고향이고 대구는 저를 키워준 고향입니다.


‘고향 땅에서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고향 정치를 향한 열망과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다섯 번째 고향 정치 도전은 2014년 대구시장이 퇴임하면서 후임 대구시장으로 출마해 달라는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지 1년반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깊이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농반진반의 권유였지만, 그때도 마음이 설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는 지난 2017년의 일입니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를 하면서 안팎의 비난을 무릅쓰고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직을 맡았습니다.


참으로 많은 분의 만류를 거부하고 제가 내세운 명분은 다름 아닌 ‘나를 키워준 고향에서 마지막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자리도 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곱 번째 좌절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 지역구 출마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경쟁했던 유승민 의원을 꺾고 대구를 평정하려 했으나 우파정당의 통합으로 당이 합쳐지게 되었습니다.


한 지붕 사람끼리 싸울 수 없어 ‘키워준 고향’ 대신에 ‘태어난 고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지난 25년 정치 인생은 연어가 제 고향을 찾아가듯, 고향 땅에서 마지막 정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구 수성구, 중남구, 북구을, 동구을 국회의원과 3차례의 대구시장 도전 시도 등 제 안에 숨어 있는 고향 정치 본능과 열망은 무려 7번이나 대구로 향하게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좌절되었습니다.


이제 7전 8기의 시도 끝에 당의 외피와 굴레를 벗고 꿈에 그리던 내 고향 대구에서 ‘고향 정치’를 시작하려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포퓰리즘과 정책 실패로 나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안보와 경제는 너무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저는 지난 대선에서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외쳤습니다. 지방선거에서는 ‘안보와 경제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라고 되물었습니다.


지금도 똑같이 다시 외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이 올바로 가고 있습니까? 문재인 정권을 이대로 두고만 볼 수 있습니까?


작년 10월 3일 저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문재인 국민 탄핵’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권 타도 운동을 과연 누가 제대로 해낼 수 있습니까?


이 홍준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또 제대로 할 사람은 저 밖에 없지 않습니까?


저들의 실정과 실패가 차고 넘치는데, 무기력한 야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습니까?


저는 대구시민들과 함께 현 정권을 심판하고 야당 지도부가 제대로 투쟁할 수 있도록 이끌겠습니다.


두 번째로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고 대구를 풍패지향(豊沛之鄕)으로 다시 만들고자 합니다. 보수의 심장이라고 했지만, 탄핵사태를 겪으면서 대구의 자긍심은 큰 상처를 입었고, TK 정치력은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이후 대구로 정권을 되찾아 올 사람은 이젠 저 홍준표 뿐이라고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저 홍준표, 더욱 정진하여 보수우파 정권을 되찾고 지난 40여 년간 이어왔던 풍패의 영광과 번영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셋째, 대구 총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을 하겠습니다. 탈당이라 해 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합니다. 당으로 돌아가 공천과정에서 나타났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보수를 보수답게, 야당을 야당답게 만들겠습니다.


지금의 미래통합당은 선거용으로 급조된 ‘잡탕 정당’에 불과합니다. ‘TK 보수’는 대한민국을 지켜온 정통 보수이고 한국 보수의 주류입니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자유우파’로 불리는 강남과 PK 기득권 우파의 가치상실과 중도편향은 지적받아야 마땅합니다. 당을 자유수호, 시장중심, 서민복지의 가치와 원칙 중심의 정당으로 쇄신하여 대선 승리의 토대를 튼튼하게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저는 ‘대구의 눈물’부터 닦고 대구를 살리겠습니다. 대구의 성취와 번영은 옛 이야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지역 총생산은 수십 년째 꼴찌이고 기업들은 떠나고 일자리는 줄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대구의 미래가 너무나 암울합니다.


대구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기술중심의 첨단산업을 끌어오고 대기업 본사를 유치해야 합니다.


기존 공단의 리모델링을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스마트형 공단으로 탈바꿈시켜야 합니다.


내륙도시 대구가 해외로 통하는 길은 오직 공항 뿐입니다. 대구 신공항을 이용하여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하겠습니다.


첨단 자동차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하늘을 날고 땅을 달릴 수 있는 플라잉 카(fying car)입니다.


대구 지역에 플라잉 카 연구개발센터와 특화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고급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약 즉 대구 퀀텀점프(quantum jump)의 토대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여 퀀텀점프 전략의 시동을 걸고, 2022년 정권 교체를 해낸 후 나라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대구시민 여러분,


이런 장기계획보다 더 급한 것이 우한 코로나 대책입니다. 지금 대구의 가게는 문을 닫았고 지역 경제는 마비되었습니다. 당장 시민 보건과 방역도 중요하지만, 한두 달 후의 시민들 생계부터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이번 추경 예산 11조 7천억원에서 대구에 떨어지는 예산은 10%도 채 안됩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권에게 대구·경북 지역 살리기를 위한 시급한 선제적 조치로 ‘TK 코로나 뉴딜 20조원’을 요구합니다. 추경 등을 통한 재정지원으로 10조원, 부가가치세 면제 등 조세감면으로 6조원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코로나 공채’ 발행을 통한 대구시와 경북도 재난관리기금 출연 4조원 등입니다. 지난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 것도 이런 비상 상황 때 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이 아껴둔 정부재정을 풀 때입니다. 시중의 유동자금을 흡수해 재난극복에 투입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이 TK를 ‘남의 땅’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에 적극 호응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가진 자긍심의 도시입니다.


코로나 위기가 지난 후 대구가 단결하여 출연받은 기금의 일부라도 상환할 수 있도록 250만 시민들의 뜻을 모을 것입니다.


여권 일각에 추진하는 ‘재난 기본 소득제’는 포퓰리즘 퍼주기이고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입니다. 초유의 대재앙을 겪고 있는 대구 경북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TK 코로나 뉴딜’을 통해 긴급 구호와 피해지원, 지역경제 살리기에 쓰고 나중에 회복되면 되갚는 것이 올바른 길입니다.


아울러 ‘코로나 재난 극복 특별법’을 제정해서 국민 보건안전을 위한 전염병 예방, 구호체계 정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사랑하는 수성구민 여러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대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대한민국 70년, 영광과 성취를 이끌어 온 풍패의 땅이자 보수우파의 심장, 우리가 바로 대구입니다. 대구의 존엄과 영광 그리고 번영을 위해 대구의 아들, 이 홍준표가 분골쇄신하겠습니다.


이제 그 누구도 우리 대구를 깔보고 업신여기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어려운 대구를 살리고 무너져가는 이 나라를 구합시다. 마지막 정치를 내 고향 대구에서 대구시민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크나큰 영광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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