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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실시간 동선보며 안정감” 거리두기 시대 MZ세대가 노는 법

실시간 위치 기반 소셜 앱 젠리

10대에서 밀레니얼 세대까지 확산

거리두기 시대 연결법으로 주목

서울경제

“집과 회사를 오가는 친구들의 일상을 보면 안정감을 느껴요. 저희끼리는 ‘다마고치’를 키우던 그때 감성이라고 얘기해요.” (박모씨·29세)


위치기반 소셜 애플리케이션 ‘젠리(Zenly)’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초 태어난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연결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3일 기준 국내 iOS 앱 순위에 따르면 젠리는 소셜앱 분야에서 방탄소년단 커뮤니티 앱 ‘위버스’ 다음인 15위에 올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같은 순위다. 프랑스 회사에서 개발하고 스냅챗이 인수한 젠리는 올해 초 10대 사이에서 퍼져 100만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최근 몇 달 사이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려 밀레니얼 세대가 추가로 유입되면서 소셜앱 분야에서 6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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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리의 핵심기능은 실시간 위치공유다. 영화 ‘트루먼쇼’의 한 장면처럼 자신이 움직이는 모든 위치정보를 친구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친구를 맺는 순간 친구가 있는 장소가 표시되고 얼마나 머무르는 지도 알 수 있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시속 몇 ㎞로 이동하는지도 알려주고, 친구의 휴대폰 배터리 잔량까지도 알 수 있다. 이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재미있다”, “연결된 느낌을 준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젠리를 사용하는 김민경(가명·28세)씨는 “거리두기 2.5단계 기간 동안 퇴근하고 집에 와서 다 같이 집에 있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오고 그때 다 같이 채팅을 한다”며 “오히려 집 밖에 있는 친구들이 튀어 보여서 어디냐고 계속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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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에서 맺는 관계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관계에 비해 확 줄어든 것도 이 앱의 이기에 한몫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오프라인에서 맺던 관계가 사라지다 보니 메신저로 연결돼도 내 친구가 오프라인 상에서 어디에 있는 지에 대한 궁금증은 오히려 더 커진다”며 “만나지 못해도 친구가 내 시야에서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사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앱이다 보니 친구 맺는 범위도 좁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경우 친구가 되는 범위가 사실상 제한이 없지만 젠리의 경우 철저하게 소규모 집단으로 한정된다. 최근 회사에 젠리를 전파했다는 배형식(가명·30)씨는 “동료들에게 이 앱을 알려주면서도 회사 사람들끼리는 친구를 맺는 게 아니라고 확실히 말했다”고 전했다.


워낙 상세한 위치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오해도 가끔 발생한다. 앱스토어에 접수된 리뷰 중에는 “밤새 집에 있었는데 30분만 있었다고 앱에 나와서 남자친구랑 싸웠다”, “위치 오류 때문에 여자친구랑 오해가 생겼다” 등의 글이 수십 여개 달려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당장은 연결되고 가까워진 느낌을 주지만 모든 사생활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은 나중에 사생활 침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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