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아내, 청와대 대변인으로...文, 고민정 임명
문재인 대선캠프 일반인 영입 1호 인사
여성 인재 중용, 대변인 업무 연속성 고려
판문점 회담 만찬 등 사회, 이젠 대통령의 입
조기영 시인과 결혼, 양정철 권유로 정치행
문재인 대통령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후임으로 고민정(40)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아나운서 출신 여성 대변인인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사는 여성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25일 브리핑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 비서실 대변인에 고민정 부대변인을 임명했다”며 “신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로 그동안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뛰어나고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만 39세 젊은 나이의 여성비서관이 임명된 배경에 대해 “대통령 비서실에서 가장 젊은 여성 비서관인 고민정 대변인이 다양한 계층과 잘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 신임 대변인은 분당고와 경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으며 KBS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지난 2017년 1월 퇴사했다. 이후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 캠프에 몸담았고, 선거기간에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을 지냈다. 문재인 캠프에서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 인재로 영입된 1호 인사라는 상징성을 갖춘 인물이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 신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에선 페이스북 라이브방송 ‘1130 청와대입니다’를 진행하며 대국민 소통 역할을 했고, 주로 김정숙 여사와 관련한 행사 참석과 홍보를 전담해왔다. 대통령의 주요 외부 행사에서의 ‘단골 사회자’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를 방문했을 때나, 4월에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도 고 신임 대변인이 만찬 행사 등에서 직접 사회를 맡았다. 이후 김 전 대변인 낙마 이후 문 대통령의 첫 순방이었던 이달 중앙아시아 방문부터는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담당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하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을 전하는 막중한 자리다.
공석이던 청와대 대변인이 임명되면서 출입기자단과 청와대의 소통 창구는 다시 고 신임 대변인으로 일원화된다. 윤 수석은 “(대변인으로의 소통) 일원화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부대변인을 한 병 더 임명해 1 대변인 2 부대변인 체제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당초 신임 대변인 후보로 언론인 출신 또는 공보 경력이 있는 내부 비서관들을 비롯해 현직 언론인들까지 폭넓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대변인이 물의를 일으켜 사퇴하고,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후보자를 찾는데도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고심 끝에 고 신임 대변인을 임명한 배경에는 대변인 업무의 연속성과 젊은 여성 인재 중용 등 다양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 신임 대변인은 지난 2005년 조기영 시인과 결혼했으며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조 시인은 지난해 6월 그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그녀(고 신임 대변인)의 문재인 캠프행을 도모한 것은 각본 탁현민, 연출 양정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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