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헌옷수거함 속 '야옹' 소리…'동물 박사'도 속인 정체
긴박한 유기 동물 구조 작전이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을 맞았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5일 미국 CNN 등 외신들은 영국 런던에 사는 '동물 박사' 앨런 맥엘리곳 씨가 겪은 해프닝을 소개했습니다.
지난 4일 낡은 옷과 신발을 한 아름 안고 헌 옷 수거함을 찾은 맥엘리곳 씨는 옷가지를 하나씩 집어넣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굳게 잠긴 수거함 속에서 희미한 동물 울음소리가 들린 겁니다. 긴가민가하면서 계속 옷을 넣던 맥엘리곳 씨는 한 번 더 또렷한 '야옹' 소리를 들었습니다.
누군가가 헌 옷 수거함에 고양이를 버리고 갔다고 판단한 맥엘리곳 씨는 급히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세 명의 경찰관들도 수거함 속 소리를 들어보고는 "고양이가 맞다. 게다가 두 마리인 것 같다"며 확신했고, 소방대에도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소방대가 오는 동안 이들은 며칠 동안 수거함에 갇힌 채 굶고 있었을지도 모를 고양이를 위해 사료를 구입해오기도 했습니다.
잠시 후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신속하게 헌 옷 수거함 개봉 작업에 나섰습니다. 온갖 도구를 동원해 힘겹게 수거함을 열었는데, 웬일인지 안에 고양이는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계속 옷가지들을 이리저리 헤쳐 보던 소방대원이 뒤늦게 울음소리의 진짜 주인공을 찾아냈는데요, 다름 아닌 '말하는 고양이 장난감'이었습니다. 배터리가 든 채 수거함에 버려진 고양이 장난감이 헌 옷과 신발에 눌릴 때마다 '야옹' 소리를 냈던 겁니다.
'반전'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처음 신고를 한 맥엘리곳 씨가 런던 로햄프턴 대학교에서 동물행동학을 연구하고 있는 부교수였다는 겁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이 사연이 화제가 되자 몇몇 사람들은 "동물 박사가 가짜에 속았다는 사실이 가장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맥엘리곳 씨도 "나도 민망하지만 정말 고양이 같았다. 그것도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고양이 울음소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동물 유기가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당연히 신고하는 게 맞다", "생명을 구하려고 한 행동이 잘못일 수는 없다"며 맥엘리곳 씨를 응원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AMCELL' 트위터)
이서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