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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당한 그날 "오빠, 나 죽고 싶다"… 조재범은 '술자리'

선수촌 뛰쳐나온 심석희, 절박한 문자 뒤 연락 두절

<앵커>


지금부터는 스포츠 지도자의 성폭력 문제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그동안 가려져 있던 체육계의 민낯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오늘(11일)은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심석희 선수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짐작하게 하는 내용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에 심석희 선수가 진천 선수촌을 뛰쳐나오면서 가족에게 했던 이야기를 김형열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심석희 선수 아버지가 지난해 9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는 조재범 코치의 폭행 때문에 진천 선수촌을 뛰쳐나왔던 심 선수의 당시 상황이 묘사돼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심 선수는 폭행의 공포와 이렇게 맞다가는 죽을 수 있겠다는 두려움에 선수촌을 나온 뒤 죽고 싶다는 문자 하나를 오빠에게 남기고 연락이 두절 됐었습니다.


그러자 심 선수의 아버지는 너무 불안한 마음에 다급하게 진천을 찾아 조 코치에게 딸의 행방을 물었는데 조 코치는 태연하게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코치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법대로 하라고 소리치며 자신을 겁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탄원서에는 조 코치가 식당에서 술을 마시던 CCTV 사진이 첨부됐고 날짜와 시간까지 명시돼 있습니다.


폭행 이후 심석희가 선수촌을 이탈한 지 두 시간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탄원서에 따르면 조 코치의 폭행은 사흘 전인 1월 13일에도 있었습니다.


평창 올림픽 개막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시기에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빈번하게 폭행이 일어났던 겁니다.


하지만 빙상연맹은 심 선수가 선수촌을 이탈한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이 선수촌을 방문했을 때 심 선수가 감기몸살에 걸려 나오지 못했다고 거짓으로 둘러댔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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