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을 때부터 내 집처럼?… 수상한 전셋집의 비밀
보통 세입자는 벽지 한 장, 타일 하나 본인이 원하는 걸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세입자의 의견을 반영해서 집을 지어주는 곳이 있습니다.
핑크색으로 꾸며진 내부가 눈길을 끕니다. 집안에 강아지 보호문, 특수바닥재에 펫도어까지 있는데요, 이곳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최적화된 집입니다.
지을 때부터 반려인을 위해 설계돼 환기 시설과 방음 창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자가가 아닌 임대주택으로 짓기 전부터 세입자와 상의해 원하는 대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걸까요.
[이효재/삼후조합건설 과장 : 전세로 입주한 경우 자기 소유의 주택은 아니잖아요. "사용자(세입자)가 진짜 원하는 집을 만드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이 퍼즐주택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퍼즐 주택은 설계부터 세입자들의 의견을 듣고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퍼즐처럼 맞춘 공동주택입니다. 반려인끼리, 요리사끼리 한 건물에 지내기도 하고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 이웃이 되기도 합니다.
[이은아/서울 공릉동 퍼즐주택 거주민 : 한국은 생각보다 세입자가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면도 있는 것 같고 그런데 여기 건축하시는 분들이 세입자들의 요구사항을 굉장히 잘 들어주시더라고요. 동물들에게 모든 분들이 우호적이시고…]
[이효재/삼후조합건설 과장 : 보통 찾아오시는 분들은 일단은 되게 의아해하세요. 다 퍼주면서 이 회사는 뭐가 남을까? 임차인을 미리 모집함으로써 은행에서 빌린 돈의 상환을 일찍 할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자로 지출되는 돈을 줄일 수가 있어요. 그게 어떻게 보면 저희의 수익구조라 할 수 있고요.]
일반 주택은 분양이 다 될 때까지 이자 부담이 큰데 퍼즐 주택은 세입자들이 금세 모여 보증금으로 대출금을 갚아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약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효재/삼후조합건설 과장 : 2년 후에 최초 전세 계약했을 당시의 분양가 그 가격으로 매매전환을 해 드려요. 아무래도 매매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죠.]
맞춤형 집에서 살다가 나중엔 자가가 될 수도 있는데요, 앞으로 청년들을 위해 이런 대안적인 주거 형태가 많이 개발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