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알츠하이머 투병 중…재판 못 나가겠다"
<앵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이유로 오늘(27일) 피고인으로 출석해야 할 재판에 못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5년째 투병 중이라는데 바로 지난해에는 다른 책도 아니고 인생 회고록을 출간했고, 그 책 내용 때문에 재판을 받게 되자 조금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이라는 겁니다.
보도에 류란 기자입니다.
<기자>
전두환 씨는 지난해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5월과 7월,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오늘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재판을 불과 하루 앞둔 어제 전 씨의 출석 불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 씨가 5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됐고 지금은 조금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이라 정상적인 법정 진술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이 씨는 주장했습니다.
한때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공개된 장소에 나와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보기를 국민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습니다.
피고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 있습니다.
전두환 씨는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고 부인이 보도자료를 내는 방식으로 재판 출석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다른 날짜로 연기할지는 오늘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18 기념재단은 전 씨의 일방적 불출석 통보는 반성과 참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조속한 법정 출석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