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 폭행' 당하고 2달 뒤에 또…피의자는 '입 꾹'
<앵커>
충남 서산에서 한 목사가 괴한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크게 다쳤습니다. 몇 달 전에도 습격을 당해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 요청까지 한 상태였는데, 용의자를 잡지 못한 사이 같은 일이 또 벌어진 겁니다.
한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캄캄한 길을 걸어가는 부부.
마스크를 쓴 남성이 다가오더니 부부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릅니다.
또 다른 남성은 물총으로 정체 모를 액체까지 쏩니다.
액체를 맞은 남성이 허우적대자 또 한 번 쇠파이프를 휘두릅니다.
지난 8월, 충남 서산의 한 교회를 맡고 있는 김경호 목사는 이 사건으로 눈에 액체가 들어가 전치 4주, 손목을 꿰매 전치 2주의 진단을 각각 받았습니다.
[김경호/피해 목사 : 준비한 쇠 파이프 가지고 저에게 막 휘둘러서 막 때리더라고요. 눈물도 흘리고. 왜 이렇게 내가 당해야 하는지….]
쇠파이프 폭행,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김 목사는 2달 전에도 쇠파이프 폭행으로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김 목사가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도 요청했지만, 5주가 지나도록 범인을 잡지 못했고 결국 또 폭행을 당한 겁니다.
경찰은 2차 폭행이 있기 2주 전, 용의자를 특정하고도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검거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2차 폭행이 일어난 뒤 이틀 만에야 피의자 A 씨를 잡았습니다.
김 목사는 폭행 배후에 한 콘크리트 제품 업체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 목사는 해당 업체에서 나는 미세먼지로 주민이 고통받고 있다며 수년째 민원을 제기하고 시위를 벌였는데 이에 불만을 품은 업체 실소유주 B 씨가 폭행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합니다.
[김경호/피해 목사 : 거기서 나오는 먼지 같은 게 주민한테 다 떨어지는 거죠.]
경찰도 김 목사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면서도 구속된 A 씨가 폭행 동기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콘크리트 업체 관계자는 B 씨가 A 씨에게 김 목사와의 갈등과 관련해 고민을 토로한 적은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도 폭행을 교사한 적은 없는 걸로 안다고 강조해 진실공방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VJ : 노재민)
한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