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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발음이 이상하다?…알고 보니 '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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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듣다가 평소와 다른 이상한 점이 느껴졌습니다. 자주 듣던 대통령 말소리와 달리, 이날은 여러 단어의 발음이 어색했고, 발언 도중 계속해서 혀가 많이 굳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이상이 있구나?' 싶어서 관련 청와대 참모들에게 물었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한 참모는 결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에 치아 여러 개를 '발치'하셨다"는 얘기를 전해줬습니다. "국정에 신경을 많이 쓰시고, 과로가 쌓이면서 결국 치아 몇 개를 빼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치아 치료 이외에 대통령의 다른 건강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에도 격무로 치아 10개 정도가 빠져 임플란트를 해 넣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이 돼 3년 반 정도를 잘 버텨왔지만, 결국 '발치'의 고통을 또다시 겪게 된 셈입니다.


청와대를 담당하는 기자 일을 하면서, 청와대 참모들에게 문 대통령 업무 스타일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집무실에서 관저로 퇴근할 때면 보고 서류 뭉치를 다 챙겨가서 늦은 밤까지 하나하나 다 검토하고 난 뒤에야 잠자리에 드신다", "아침 회의 때 보면, 대통령이 현안에 대해 가장 많이, 또 세세히 알고 계시더라"라는 전언들이었습니다. 변호사 출신이기도 하고, 문 대통령 개인적인 품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참모들이 공통으로 전한 문 대통령의 일처리 스타일은 '꼼꼼 그 이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최근엔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 미국 대선과도 연관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시동 등등의 현안이 중첩되면서, 더욱더 대통령의 국정 고민과 피로가 쌓였을 법도 합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는 제대로 쉴 수 있을 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지난해 여름휴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발표로, 올해 여름휴가는 호우 피해로, 예정됐던 휴가 일정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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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뿐 아니라, 청와대 참모들 또한 '발치'를 피할 수 없었다는 소식은 간간이 전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1년 7개월 재임 기간 동안 치아 5개를 임플란트로 대체했고, 노영민 현 비서실장 또한 최근에 치아 여러 개가 빠졌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새벽같이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청와대 업무 특성상, 1년 넘게 근무한 참모들은 대부분 치아 건강에 크든 작든 문제가 생겼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이제 문 대통령 임기는 딱 1년 반 남았습니다. 지난 3년 반, 지지 여부에 따라 혹은 각종 사안에 따라 찬사와 비판도 많았지만, '적폐청산', 경제회복, 코로나 극복, 한반도 평화 등의 굵직한 과제 해결을 위해 나름 쉼 없이 달려온 기간이었습니다.


남은 임기 과제들도 이해관계와 관점 등에 따라 앞으로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이 역시 민주 사회의 일상사인 만큼, 문 대통령이 더 큰 스트레스와 고민거리 받지 않고, 치아 건강 잘 유지하면서 임기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박수받는 대통령으로 퇴임하는 날까지, 더 이상 대통령의 '발치' 소식을 듣지 않기를, 또 이렇게 전하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윤 기자(mymov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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