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도 '콜록콜록'…여름 감기, 도대체 원인이 뭘까?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감기는 겨울철 질환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하기 때문에 이 속담은 더운 날 감기를 앓는 사람에게 '건강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며 핀잔을 줄 때 쓰이는 데요. 하지만 최근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여름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오뉴월 감기는 개도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는 표현으로 바꿔 써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여름 감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찜통더위에 우리 몸을 더 힘들게 하는 여름 감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밖은 뜨거운데, 안은 추워요"…급격한 온도 차이로 생기는 '여름 감기'

감기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호흡기에 염증이 생기며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그렇다면 여름 감기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무더운 여름, 실내에서 냉방기기를 낮은 온도로 세게 가동하면 바깥과의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집니다. 그런데 밖에서 뜨거운 열기에 노출됐던 우리 몸이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면, 혈액순환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외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백혈구가 몸 구석구석에 퍼지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고, 감기에 걸릴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죠. 냉방기기로 인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공기 중 습기를 증발시켜 차가운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이나 얼굴 가까이에 쬘 수 있는 휴대용 선풍기는 코 안의 점막을 마르게 합니다. 결국 먼지와 세균 등의 불순물을 걸러주는 코점막이 건조해져 제 기능을 못 하고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겁니다.

특히 여름 감기는 비염이나 중이염, 레지오넬라증 등 다른 호흡기 질환까지 동반돼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하는 데요. 각종 세균이 수영장, 대형 건물 에어컨 냉각탑 등 여름철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에 번식하고 있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공공시설은 피하고, 빠른 시일 안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 틀었어도 자주 환기, 단체 생활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체크해야…

여름 감기를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이를 5도 미만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대형 건물이나 학교, 사무실 등 일괄적으로 에어컨을 가동하는 장소에서는 온도 조절이 어렵기 마련인데요. 이럴 때는 소매가 긴 옷이나 얇은 담요를 활용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세균이 걱정이라면, 필터를 1~2주 간격으로 청소해주는 것이 좋고 주기적으로 잠깐씩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도 도움됩니다.

호흡기가 건조하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도 여름 감기를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너무 찬 음료를 한 번에 마시면 배탈이 날 수 있으므로 천천히 나눠 마시거나 미지근한 물로 목을 축이는 것이 좋습니다.

고령층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몸살 등 감기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단체 생활하는 아이들은 바이러스에 취약하고, 이미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만약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등원시키면, 다른 아이들에게 감기를 옮길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가 수시로 아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