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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 3단계, 경제 죽는 길일까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아직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 거리두기 3단계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만약에 3단계로 갈 경우에 그 경제적 파장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네, 물론 코로나19는 경제 말고도 영향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경제에 대해서 얘기하는 시간이니까 초점을 맞춰서 좀 보겠습니다.


서울에 이어서 부산도 2.5단계로 돌입했습니다.


2.5단계만으로도 참 힘든데요,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봐도 더 큰 충격을 피하기 힘들 겁니다.


한국은행이 지난주에 8월부터 11월까지 나라 안팎의 경제 상황을 살펴본 보고서를 냈습니다.


3단계까지 가게 된다, 민간소비는 거리두기 단계를 전혀 실시하지 않은 상태보다 무려 16.6% 줄어들고요, 우리나라의 총생산은 8%나 감소하는 영향이 나타날 거라고 진단했습니다.


거리두기의 경제적 영향, 1단계 정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으로 보고 있죠, 그런데 2단계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2.5단계부터는 확연하게 충격이 커집니다.


그리고 3단계까지 가게 되면 그야말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그래프가 급격히 꺾이는 커다란 충격을 맞게 된다는 겁니다.


한국은행은 올해는 우리나라의 총생산 규모가 1.1% 축소될 정도의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내년에는 3% 성장률를 회복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대로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내년 성장률도 2.2%에 그칠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거리두기 단계는 계속 올라가는데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고 또 점점 늘고, 이럴 바에는 한 2~3주 짧게, 세게 매를 맞고 낫는 게 낫지 않겠냐 이런 얘기가 자꾸 나오거든요? 경제적으로도 오히려 그게 낫다, 이런 얘기가 있나요?


<기자>


네, 장기적으로는 일단 방역에 대해서 초점을 맞춰서 보면, 장기적으로는 결국 코로나19를 막아야 실물경제 회복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데서 그런 목소리가 나옵니다.


확산세를 꺾지 못한 채로는 그건 그것대로 경제만 놓고 봐도 적잖은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달 초에 OECD가 우리나라는 2년 뒤에 OECD 회원국들 중에서 코로나로부터 경제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으로 회복해 있는 나라가 될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이것도 우리가 3차 확산 이전 수준에서 유행을 저지할 거라는 전제 아래에서 나왔던 분석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국면에서는 OECD 바깥에서 방역에 두드러지게 성과를 거둔 나라들도 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타이완, 타이완은 OECD 비회원국이라 이달 초에 OECD 전망에서는 함께 분석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하반기에는 1명도 사망자가 없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가장 방역을 잘한 축에 꼽힙니다.


타이완은 방역수칙을 촘촘히 만들고요,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수천만 원대의 벌금을 매기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확산 초기에 출입국을 가장 강력하게 통제한 나라 중에 하나로도 꼽힙니다.


타이완은 결과적으로 올해도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의 몇 안 되는 나라들 중에 하나고요, 내년 전망도 상대적으로 밝습니다.


<앵커>


이 코로나19랑 참 많이 비교되는 20세기 초 스페인독감 때도 강력한 방역이 결국에 장기적으로 경제적으로는 더 이득이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올해 2분기에 미국의 중앙은행 격 기관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MIT 경영대학 연구진이 함께 발표했던 논문이 하나 있습니다.


스페인 독감 당시의 미국 도시들을 방역 수준에 따라서 봤더니 스페인독감이 한창이던 시기에는 정작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했던 도시나 그렇지 않은 도시나 경제적 타격이 비슷했다는 겁니다.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한 도시의 타격이 좀 더 크긴 했지만요, 지금 표에서 보시는 대로 대체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는요, 오히려 거리두기를 엄격하게 한 도시들에서 제조업 분야의 고용 수준이 비교적 더 안정적으로 좋아졌던 흐름이 보였습니다.


다만 그때랑 지금은 경제규모도 다르고 의료 수준도 다르고, 특히 스페인 독감의 치사율이 코로나19보다 더 높았던 데다가 젊은 사망자가 더 많았다는 차이는 있습니다.


즉, 당시에는 거리두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의 영향이 더 치명적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적절한 방역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경제에도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면이 있다는 게 이 연구를 했던 사람들의 분석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봉쇄가 길어지다 보니까 사실 해외에서는 감염으로 잘못되나 밥벌이를 하지 못해 잘못되나 마찬가지다, 이런 가슴 아픈 절규가 등장한 시위까지 벌어졌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코로나를 잡아야 경제도 결국은 살아납니다.


방역과 경제가 꼭 반대 방향의 목표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의 현재 방역 수준도 낮은 편은 결코 아니지만요, 확산세가 계속 꺾이지 않을 경우에는 단계 격상을 고민하거나 아니면 지금의 단계를 좀 더 철저히 다같이 지킬 수 있는 장치들을 추가로 고안하는 노력은 필요해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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