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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갈 만한 산 BEST 4

선운산禪雲山(335m) 전북 고창군 

인산인해의 내장산 단풍 구경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권한다. 유명세에 고생길이 우려된다면, 비슷한 지역의 단풍명산을 추천한다. 고창과 정읍은 딱 붙어 있는 지역이다. 


빛깔 고운 애기단풍나무가 많고, 강수량이 적당하고, 일교차가 커서 이 지역 단풍이 유독 더 화려한 걸 감안하면, 선운산 단풍도 내장산 단풍 못지않다. 산 높이는 낮지만 산세도 비슷하다. 계곡을 가운데 끼고 양쪽으로 능선이 이어져, 계곡을 걷든 능선 종주를 하든찬란한 단풍잎을 볼 수 있다. 


내장사로 이어진 계곡길 단풍이 고운 만큼 선운사에서 도솔암으로 이어진 계곡 단풍도 수려하다. 높이는 300~400m대(경수산 444m)로 낮지만 능선 끝에서 걸으면 10km를 넘을 만큼 땀을 쏙 빼는 개운한 당일 산행도 가능하다. 물론 단풍철 주말 국내 산은 여간한 곳은 다 붐빈다. 그래도 내장산보다는 덜하다는 게 추천 이유다.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찾으면 절정의 단풍을 볼 수 있다. 올해 선운사 문화재관람료가 폐지되어 가볍게 입장할 수 있다. 

추천 코스: 선운사~도솔계곡~도솔암~천마봉~낙조대~견치산(개이빨산)~수리봉(정상)~마이재~선운사 12km 5시간 소요(초보자도 지구력만 있다면 가능)

사진 김정남

사진 김정남

적석산積石山(497m) 경남 창원시·고성군

창원과 고성의 경계를 이루는 작지만 옹골찬 매력이 있는 산이다. 달 표면 같은 바위 정상에 오르면 멀리 진해만과 당항포가 드러나는 조망 명산이다. 11월이면 주변 능선에 내려앉는 색동 저고리 단풍이 환상적인 경치를 내어준다. 정상에는 50여 m의 구름다리가 있어 색다른 스릴을 즐길 수 있으며, 사진 명소 역할도 한다.  


주능선은 정상을 비롯한 4개의 바위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산행의 성취감을 더한다. 정상은 바위를 켜켜이 쌓아 놓은 것 같다 하여 이름이 유래하며, 바위틈인 통천문을 지날 땐 잔잔한 암릉산행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공영주차장이 있는 창원 방면에서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고 원점회귀할 경우 8km 이하의 짧은 산행이 가능하다.  

추천 코스: 적석산공영주차장~임도 매점~능선 쉼터~칼봉~출렁다리~정상~국수봉~오봉산~성구사 7km 4시간 소요(길 찾기 신경 쓰고, 비탈길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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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南漢山城(497m) 경기 하남시·광주시

수도권 늦가을 단풍 산행지로 남한산성이 손꼽힌다. 산 높이는 낮지만 단풍나무를 비롯한 활엽수가 많고 식생이 다양해, 11월 단풍 산행지로 인기 있다. 남한산성은 남한산南漢山(522m)과 청량산淸凉山(497m) 사이에 걸쳐 있는 산성이다. 남한산이 더 높지만 수어장대守禦將臺가 있는 청량산이 주봉이다. 


통일신라 문무왕 때인 672년 쌓은 주장성이 산성의 시작이며, 성의 옛터를 활용해 조선 인조 2년(1624)에 축성 공사를 시작해 2년 뒤 지금의 형태로 완공되었다고 전한다. 2014년 6월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산성 길을 따라 걸으며 다채로운 분위기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고, 서울은 물론 하남과 성남의 전경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성 둘레를 따라 거미줄처럼 코스가 이어져 있어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도 있다. 초보자도 부담 없이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추천 코스: 5호선 마천역~산성 서문~북문~동문~남문~서문~마천역 14km 5시간 소요(초보자도 지구력만 있으면 가능)

묘봉妙峰山(875m) 충북 보은군·경북 상주시

묘봉妙峰은 묘한 산이다. 국립공원 정규등산로인데, 깊은 오지 산에 온 것 같고, 등산로가 있는 것 같으면서 없는 것 같고, 안전한 것 같으면서 위험한 속리산의 가장 은밀한 봉우리다. 산 아래에서 보면 울퉁불퉁한 바위산줄기가 조금 과장을 보태 베트남 하롱베이의 기암산군 같다. 단풍까지 더하면 산행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묘봉은 속리산 문장대에서 서쪽, 즉 서북릉에 있다. 문장대 서쪽에는 관음봉을 비롯한 화려한 암봉이 여럿 있는데 비법정 코스로 묶여 있다. 때문에 갈 수 없는 능선이라 생각하지만 묘봉~상학봉 구간은 열려 있다. 산행의 백미는 정상인데 암벽등반으로 올라 선 것 같은 스릴 넘치는 벼랑 끝이다. 물론 정상 올라서는 길은 데크계단이 있어 어렵지 않다. 문장대와 천왕봉을 비롯해 속리산 주능선이 현란하게 드러난다. 


산행은 미타사에서 시작해 정상과 상학봉을 거쳐 운흥1리로 하산하는 것이 공식처럼 통용된다. 다만 11월 15일부터 산불방지 기간으로 입산 통제되므로, 그 이전까지 산행이 가능하다. 통제는 12월 15일에 풀린다.

추천 코스: 미타사~정상~상학봉~운흥1리 8km 5시간 소요(바윗길 있어 거리에 비해 시간 소모 커, 지구력만 있다면 초보자도 가능) 

*11월 15일~12월 15일 산불방지 입산 금지 기간.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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