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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100' 김민철 인터뷰] 톱 5 비결? 등산객 구하며 키운 실전 근육!

친구 따라 60km 극복등행대회 나가 우승하며 산에 입문

아이스클라이밍 대회도 출전 2년 만에 1등

김민철 주임의 몸은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다. 놀랍게도 따로 식단조절을 하지 않고, 일반인들처럼 김밥과 라면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김민철 주임의 몸은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다. 놀랍게도 따로 식단조절을 하지 않고, 일반인들처럼 김밥과 라면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처음엔 누구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클라이밍 동호인들도 그랬다. 첫 미션으로 클라이머에게 유리한 매달리기가 나와 1등을 거머쥐었지만, 본격적으로 근력을 겨루기 시작하면 금방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션을 거듭해도 그는 탈락하지 않았다. 공 뺏기 미션에선 다이빙 선수 김지욱을 이겼고, 팀으로 출전한 모래 옮기기, 1.5t 배 끌기 미션도 모두 이겼다. 그리고 끊임없이 내려오는 로프에 매달려 버텨야 하는 ‘이카루스의 날개’ 미션에선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하며 Top5에 진출했다. 윤성빈 스켈레톤 선수가 “목숨을 맡겨도 되겠다”고 감탄까지 한 이 인물은 김민철 주임(34). 그는 국가대표 아이스클라이머이자 북한산 특수산악구조대다.


김민철 주임의 활약은 한국은 물론 세계인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의 개인 SNS에는 제각각의 언어로 적힌 응원 댓글들이 지금도 달리고 있다. 그가 이토록 인기를 끌게 된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우락부락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평범해 보이는 외견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상위권에 진출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운동 자체를 주업으로 삼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사람을 구조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프로그램이 종영된 후 결승전 조작 논란이 터지며 끝마무리가 좋지 못한 모양새인 점은 아쉽지만 이 논란 속에서도 김민철 주임의 분투는 빛이 바래지 않는다. 지난 3월 초 북한산 인수대피소에서 근무 중인 김민철 주임을 만나봤다.

김민철 주임은 구조대의 여러 임무 중 장비 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김민철 주임은 구조대의 여러 임무 중 장비 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매일 등산으로 출퇴근

북한산 특수산악구조대 사무실은 인수봉이 바라보이는 인수대피소다. 그러니 출퇴근길이 곧 등산로다. 출발지점인 우이동 만남의 광장 해발고도가 100m, 인수대피소의 해발고도는 약 440m로 약 340m를 오르내려야 한다. 매일 120층 높이의 아파트를 걸어 오르내리는 셈이다.


김민철 주임을 만나기 위해 지난 3월 초 아직 얼음이 덜 녹은 북한산을 찾았다. 우이동에서부터 인수대피소까지 걷는 길은 짧지만 꾸준한 오르막이라 녹록치 않다. 송골송골 맺힌 땀이 흐를 무렵 차오른 숨을 몇 번 되새김질하자 인수대피소다.


“어, 저 사람 아니에요?”


대피소 건물 옆에서 등진 채 핸즈프리 이어폰으로 바쁘게 통화하는 형체가 보인다. 딱 벌어진 어깨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단단한 몸이 누가 봐도 김민철 주임이었다. 건장한 체격인 그가 화면 속에서 왜소해 보였던 걸 생각하면 얼마나 거대한 선수들 틈에 있었던 건지 새삼 체감이 됐다.


일단 통화가 끝나길 기다리며 대피소 건물로 들어섰다. 무거운 짐을 주섬주섬 짊어지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던 북한산 특수구조대원들이 살갑게 인사를 건넨다. 미처 식사를 끝내지 못해 김밥을 우물우물 입에 문 채 움직이는 대원들이 있을 정도로 바쁘다.


“안녕하세요.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오늘은 만경대 쪽 해빙기 낙석점검이 있어요. 봄이면 으레 하는 거죠.”


사무실 벽에 붙은 일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교육, 훈련이라고 쓰인 일정이 빼곡하다. 사무실에서 대기하다가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만 출동하는 것이 아니었다. 늘 훈련을 거듭하고, 등산로를 점검하며 사고를 예방하는 업무가 산적해 있었다. 


또 구조대 인원현황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1세대 스포츠클라이머 김효정 선수, 알피니스트 구교정 등을 비롯해 ‘한가닥’ 했던, 그리고 현재도 하고 있는 엘리트 등반가들이 이곳에 있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자신의 등반 기량을 사람을 구하는 데 쓰고 있는 것이다.


잠깐 한눈 판 사이 대원들 상당수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김민철 주임이 들어온다. 순하고 둥글둥글할 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취재가 어색한 듯 딱딱하게 굳은 그의 표정에 흠칫 놀란다. 그러나 이내 미소를 띠며 풀어진 표정은 친밀감이 치솟을 정도로 푸근하다. 웃을 때와 안 웃을 때의 차이가 겨울 산과 여름 산의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김민철 주임은 경주시 현곡면에서 태어났다. 김 주임은 “현곡면 안에서도 더 시골이었다”고 했다. 지도를 켜서 확인해 보니 인내산, 구미산, 어림산, 금곡산 등 500m급 산들에 둘러싸인 산골짜기 마을이었다. 그리고 이 산들과 논두렁이 그의 놀이터였다. 그래서 청소년기에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기초체력을 쌓을 수 있었단다.


“아예 다른 운동을 안 한 건가요?”


“네. 대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클라이밍은 고사하고 딱히 운동을 한 적이 없어요. 부모님이 직접 언급은 안 했는데 뭔가 공부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꼈었죠. 그래서 고등학교도 인문계인 신라고에 진학했고요.”

김민철 주임은 일반적인 성인 남성에 비해 1.5배 정도 큰 손으로 등산객들의 목숨을 연신 건져내고 있다.

김민철 주임은 일반적인 성인 남성에 비해 1.5배 정도 큰 손으로 등산객들의 목숨을 연신 건져내고 있다.

인원 채우러 출전한 전국 등행대회서 우승

고등학생 김민철의 원래 꿈은 천문학자. 교과목 지구과학에 재미를 붙여 가진 꿈이다. 하지만 물리의 문턱이 높았다. 그래서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친구가 취업하기 용이한 소방학과에 같이 가자고 꼬드겼다. 고민 끝에 친구 따라 경일대 소방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거기서 또 친구를 따라갔다. 이번엔 산이었다.


“1학년 1학기까지는 그냥 학과 생활만 했어요. 그러다 산악부인 친구가 4인 1개조로 등산대회를 나가야 되는데 1명이 부족하다고 같이 나가자고 했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함께 나갔어요. 그게 2008년 제50회 전국 60km극복등행대회였어요. 결과요? 우승했죠.”


“아니 원래 운동도 따로 안 했는데 어떻게 우승까지 했어요?”


“순수하게 피지컬을 보는 대회는 아니거든요. 등반기술과 응급처치, 매듭법, 독도법, 장비착용 같은 기술평가와 이론평가 종목도 있어서 공부도 꽤 해야 됐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우승을 맛본 대학생 김민철은 대학 생활을 산악부에 바쳤다. 그리고 우승을 그야말로 쓸어 담았다. 60km극복등행대회에선 우승을 4회 차지했고, 2009년 대통령기 전국 등산대회도 우승했다. 타고난 피지컬에 머리 회전도 재빨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선천적으로 체력이 강한 것 같은데 부모님도 몸이 좋으신가요?”


“그렇지 않아요. 부모님 키는 아버지 160cm, 어머니 163cm로 큰 편이 아니에요. 저도 키 176cm에 몸무게 71kg로 엄청 큰 편은 아니죠. 물론 클라이머 중에선 무게가 있는 편이죠. 아이스클라이머들이 스포츠클라이머들에 비해 큰 동작을 많이 해서 근육이 좀 더 굵은 편이거든요. 아. 그리고 손도 꽤 커요. 이건 외탁이죠.”


그 말에 시선이 그의 손으로 내려간다. 나무뿌리처럼 꿈틀거리는 핏줄과 손마디가 두껍고, 크다. 비슷한 체격의 성인 남성 손의 1.5배 정도 된다. 아이스클라이밍 시즌이 되어 바일을 잡으면 손가락 마디관절에 부기가 올라 2배 정도 늘어난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2015년엔 전공을 살려 소방 시설관련 업체에 취업했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 얻는 것도 없고 안 맞는 것 같아 그만뒀다. 그리고 국립공원공단으로 눈을 돌렸다. 전국등행대회를 제패한 산악부 출신인데다 소방학과를 전공하기도 했으니 이보다 더 구조업무에 적합한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하하. 근데 1차 서류에서 탈락했어요.”


“예? 왜요?”


“공기업이라 필요한 다른 자격증이나 조건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산악안전교육원에 비정규직인 산악구조 강사에 자리가 나서 3년 반 근무했죠. 이때 선배였던 손경완 과장님한테 산악구조의 거의 전부를 배울 수 있었어요. 그 덕에 북한산 특수산악안전구조대에 정규직으로 다시 지원해서 채용됐어요.”

북한산 인수대피소에서 구조대기 중인 김민철 주임.

북한산 인수대피소에서 구조대기 중인 김민철 주임.

출전 2년 만에 드라이툴링 전국대회 우승

이야기의 흐름이 유년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동안 한 가지 빠진 것이 있었다. 그가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란 사실이다. 클라이밍 얘기가 없다.


“클라이밍을 꾸준히 하진 않았고 산악부 시절에 이따금 했어요. 최고 5.13a까지 했었죠. 그리고 이제 공단에 입사해서 초년에는 정신없어서 못 했다가 ‘업무 관련성도 있으니 다시 등반을 좀 하자, 하는 김에 드라이툴링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 해서 이창현노원클라이밍짐으로 갔죠.”


“드라이툴링이 뭔가요?”


“얼음이 없는 곳에서도 빙벽등반장비로 등반하는 걸 말해요. 그래서 전국드라이툴링대회가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 선발전도 겸하고 있죠. 제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빙벽등반은 최고죠. 같은 폭포도 매년 다르게 얼고, 대회도 루트가 늘 달라 풀어나가고 도전하는 재미가 엄청나요.”


처음에는 선수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 단지 청송에서 열린 대회가 재밌어 보여 출전했다. 첫 대회는 40명 중 30등으로 딱히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그래도 대회에 나가는 게 재밌었다. 출전할 때마다 등수가 조금씩 오르자 더 신이 났다. 그리고 2019년 전국 드라이툴링대회 남자일반부 난이도 부문에서 우승했다. 처음 대회에 출전한 지 단 2년 만이다. 그야말로 미친 재능이다.


“솔직히 운이 좋아서 1등 했던 것 같아요. 박희용, 이영건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거든요.”

김민철 주임은 무표정일 때와 웃을 때의 이미지가 사뭇 다르다. 웃으면 따뜻하지만 무표정일 땐 강철처럼 단단한 인상이다.

김민철 주임은 무표정일 때와 웃을 때의 이미지가 사뭇 다르다. 웃으면 따뜻하지만 무표정일 땐 강철처럼 단단한 인상이다.

클라이밍과 산악구조대 알리려 출전

피지컬100 제작진도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이자 산악구조대라는 그의 이력에 주목했다. 김민철 주임은 “처음에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연락받았을 땐 진짜인지 보이스 피싱인지 헷갈렸는데 전화해 보니 진짜여서 바로 나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사람들을 딱 봤는데 덩치가 엄청난 사람들만 있더라고요. 그거 보고 ‘내가 왜 왔지?’ 싶었어요. 우승이나 Top5는 생각도 못 했고 그냥 최대한 올라 가자고만 생각했죠. 그리고 첫 미션이 매달리기였어요.”


김민철 주임은 다른 참가자들 99명이 떨어질 동안 18분 15초를 철봉에 매달려 있었다. 그는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팀을 대표해 나간 거라 압박감이 컸다. 무조건 1등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조 1등 기록을 모른 채 미션에 들어간 터라 우리 조에서 1위를 확정 짓고도 그냥 계속 버텼었다. 팔이 힘들거나 그런 건 없었는데 겨드랑이에 철봉을 낀 채로 매달린 탓에 근육과 신경이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후유증이 한 달 가까이 갔다”고 했다. 그래서 비록 1등은 했지만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미션”으로 꼽았다.

등산객들이 김민철 주임을 먼저 알아보곤 인사를 건네고 있다. 김민철 주임은 “요샌 과태료 부과 중에도 알아보곤 끝나고 내려가서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며 멋쩍어했다.

등산객들이 김민철 주임을 먼저 알아보곤 인사를 건네고 있다. 김민철 주임은 “요샌 과태료 부과 중에도 알아보곤 끝나고 내려가서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며 멋쩍어했다.

“가장 재밌었던 건 모래 옮기기 미션이죠. 팀 호흡도 중요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미션이라 재밌었어요.”


“대단한 선수들이 많았는데 어떤 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추성훈 선수는 리더로서 정말 멋있었어요. 방송 끝나고도 자주 사적으로 모임을 주도하고 계시죠. 또 3등한 박진용 선수도 보이는 것과 달리 순발력과 파워도 있는데 지능적으로 경기하는 모습이 대단했어요.”


“그런 선수들 95명을 이기고 Top5에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순발력이나 파워 모두 중간 이상 낼 수 있는 밸런스가 좋은 팀에 있었기에 올라갔죠. ‘이카루스의 날개’도 팀을 잘 만나서 양보를 받았던 게 있고요.”


이카루스의 날개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시작과 동시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김민철 주임은 마치 날개를 단 듯 여유롭게 로프를 잡고 올랐다. 김 주임은 웃으며 “방송분량이 될까 싶을 정도로 빨리 끝났다”며 “그 미션은 사실 팔이 아니라 다리로 버티는 거라 매달리기보다 훨씬 쉬웠다. 계속 했다면 매달리기 18분 15초보다 더 오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운이 좋았다는 그의 말을 뒤집어보면 조금이라도 불운했다면 금방 떨어지고 망신을 당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망신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그는 국립공원공단과 클라이밍, 둘 모두를 짊어지고 출전했다.


“물론 엄청 부담됐었어요. 그래도 홍보하고 싶었어요. 아이스클라이밍의 경우 너무 인지도가 없어서 선수들 지원이 저조해요. 해외 월드컵도 자비로 나가거든요. 또 운동할 수 있는 공간도 전국에서 손에 꼽고요.


구조대 홍보는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백운대와 북한산 해시태그를 팔로우 해뒀는데 가끔 구조대 활동이 올라오는 걸 보면 전부 ‘119 소방관분들 고생하셨습니다’라 돼 있어요. 기사도 ‘구조에 나선 119 소방서에 따르면’으로 시작하죠. 저희가 열심히 구조했는데 그런 걸 보면 기분이 조금 그랬어요.”

산악구조 출동을 시범하고 있는 김민철 주임. 빠른 출동을 위해 최소화한 장비를 담은 배낭 무게가 15kg 정도 된다고 한다.

산악구조 출동을 시범하고 있는 김민철 주임. 빠른 출동을 위해 최소화한 장비를 담은 배낭 무게가 15kg 정도 된다고 한다.

연평균 30명 정도 구조

산악구조대원의 일상은 바쁘다. 주간 고정조와 2교대 주야비휴 교대조를 오간다. 상시 구조대기는 물론 훈련과 낙석점검, 거점근무, 시설물점검, 탐방객안내 등 공단의 모든 업무를 다 한다. 아무래도 현장에 가장 가까이 근무하다 보니 구조 외에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간다.


김민철 주임은 그 바쁜 시간을 쪼개서 운동을 한다. 순수하게 암장에서 클라이밍만으로 단련하고, 봄가을엔 트레일러닝을 한 달에 300km씩 뛴다. 그는 “크로스핏도 해봤는데 금방 흥미가 식곤 하지만 클라이밍은 재미가 없었던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단련한 몸으로 등산객의 목숨을 구한다. 그는 “1년에 30명 정도는 구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조는 3년 전 만경대 낙뢰 사고예요. 낙뢰를 맞아 한 분은 사망했고 한 분은 중상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잠시 낙뢰가 그친 틈을 타서 환자 분에게 접근했는데 또 낙뢰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제발 맞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벽에 붙어 웅크리고 있다가 또 그쳐서 구조를 시작하니 이젠 또 폭우가 쏟아졌어요. 가장 힘들었던 구조였죠.”


어느덧 시간이 지나 낙석점검을 나갔던 선배들이 한 명, 두 명 다시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다. 그를 더 붙잡고 있기 어려워 서둘러 마지막 한 마디, 아니 세 마디를 청했다. 국가대표 아이스클라이머로서, 또 산악구조대원으로서, 마지막은 ‘피지컬:100’ 출연자로서다.

인수봉을 향해 뛰어오르는 김민철 주임. 인수봉은 한국 암벽등반의 메카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그만큼 사고도 잦아 특수산악구조대가 자주 출동하는 장소다.

인수봉을 향해 뛰어오르는 김민철 주임. 인수봉은 한국 암벽등반의 메카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그만큼 사고도 잦아 특수산악구조대가 자주 출동하는 장소다.

“일단 선수로선 올해 운동 정말 열심히 해서 내년에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이 열리는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서 꼭 우승해 보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또 산악구조대원으로선 북한산에 오시는 분들 모두 불법 행위는 하지 마시고 그저 안전하게 산행하셨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마지막으론 방송 보고 많은 응원 보내 주신 분들 모두 너무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이렇게까지응원 받을 줄은 몰랐어요. 작은 바람이 있다면 제게 보내 주신 관심과 응원을 이제 국립공원공단 특수산악구조대원들과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팀에게도 나눠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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