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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아야 숨쉬는 ‘마른 폭포’ Best 5

건폭建暴이란 신조어가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건폭은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일컫는 말인데 사실 산을 다니는 사람들은 다른 의미의 건폭이란 말을 훨씬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비가 오지 않으면 말라붙는 폭포, 건폭乾瀑이다. 


이번 7월은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산꾼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우울해 하지 말고 비가 와야 제 모습을 찾는 이 건폭들을 한 번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가볼 만한 건폭 5곳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비가 내린 후 암마이봉 기암절벽에 폭포가 형성됐다. 사진 한국산악사진가협회 최전호 작가.

비가 내린 후 암마이봉 기암절벽에 폭포가 형성됐다. 사진 한국산악사진가협회 최전호 작가.

마이산 탑사의 평소 모습.

마이산 탑사의 평소 모습.

1 진안 암마이봉 폭포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곳은 물이 골을 이뤄 흐르며 침식이 진행돼 수직으로 흐르는 형태를 지닌, 일반적인 의미의 폭포는 아니다. 하지만 건폭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이 진안 마이산 암마이봉이다.


비가 오지 않는 암마이봉은 탑사를 우직하게 껴안고 있는 기암절벽이다. 그러나 단시간에, 많은 비가 순간적으로 내리고 나면 이 절벽을 타고 높이 약 30m인 10여 개의 폭포가 순간적으로 생성돼 장관을 만들어 낸다. 이 폭포는 암마이봉 남쪽, 탑사 근처에 형성된다. 


따라서 남쪽에 있는 마이산도립공원제1주차장에 주차한 후 탑영제를 거쳐 가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마이산 북쪽에 있는 관광단지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사이의 계단 길을 한 번 올라야 한다. 

비가 온 후 수량이 풍부한 대승폭포.

비가 온 후 수량이 풍부한 대승폭포.

평소 비가 오지 않을 땐 말라 있거나 아주 가는 실 수준의 물만 흐르는 설악산 대승폭포.

평소 비가 오지 않을 땐 말라 있거나 아주 가는 실 수준의 물만 흐르는 설악산 대승폭포.

2 설악산 대승폭포

설악산 대승폭포는 2013년 3월 명승으로 지정됐으며 최고 높이는 88m다.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 3대 폭포를 이룬다. 대승폭포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인근의 반석 위에 ‘구천은하九天銀河’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명필 양사언楊士彦의 글씨라고 전해진다.


설악산 내부에 위치해 있지만 찾아가는 길은 짧은 편이다. 한계령 자락에 위치한 장수대분소에서 출발하면 편도 약 0.9km면 갈 수 있다. 구간 대부분이 데크 계단으로 돼 있어 평소에 등산을 좀 다녔다면 별 문제없는 코스지만, 체력이 약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은 사람 기준으로는 꽤 가파르고 험난하게 여겨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제주도 천제연 제1폭포의 평소 모습. 사진 게티이미지.

제주도 천제연 제1폭포의 평소 모습. 사진 게티이미지.

비가 내리고 나면 중문천의 물이 급속히 불어나 굉음을 내며 천제연으로 흘러든다.

비가 내리고 나면 중문천의 물이 급속히 불어나 굉음을 내며 천제연으로 흘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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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주 천제연폭포

천제연폭포는 한라산에서 시작된 중문천이 빚어낸 폭포다. 총 3개의 폭포로 구성되며 주상절리에서 천제연으로 떨어지는 것을 1폭포라 하고 그 아래로 제2, 3폭포가 있다.


제2, 3폭포는 상시 물이 떨어지지만 높이 22m의 제1폭포는 건폭이다. 제1폭포 아래 연못 천제연은 수심이 21m에 달하고 기기묘묘한 절벽 아래에 고요한 수면이 특징. 비가 오지 않을 땐 절벽 안쪽 동굴 안에서 솟아난 중문천으로부터 물을 조달받는다. 그러다가 비가 쏟아지면 제1폭포 위로도 물이 흘러 쏟아지기 시작한다. 


다만 “제1폭포는 물이 떨어지지 않을 때가 더 아름답다”는 것이 천제연폭포 관계자의 설명. 폭포가 형성돼 떨어지면 맑고 투명한 천제연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의 지형과 기후 특성상 비가 오면 단숨에 엄청난 양의 물이 폭포를 따라 떨어진다. 미학적인 아름다움은 다소 반감되지만, 그야말로 압도적인 힘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볼 만하다.

비가 내린 후 엉또폭포는 주변 난대림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비가 내린 후 엉또폭포는 주변 난대림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실시간 엉또폭포의 모습은 유튜브 ‘펀제주’ 혹은 funjeju.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펀제주.

실시간 엉또폭포의 모습은 유튜브 ‘펀제주’ 혹은 funjeju.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펀제주.

4 제주 엉또폭포

높이 50m의 엉또폭포는 천제연폭포와 천지연폭포와 함께 제주 3대 폭포로 일컬어진다. 제주도 방언으로 ‘엉’은 큰 웅덩이를, ‘또’는 입구를 뜻한다고 한다. 그러니 큰웅덩이를 지닌 폭포란 뜻이다.


월산마을에서 서북쪽으로 900m 떨어진 악근천 상류에 위치해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서 100m 남짓이면 바로 폭포 코앞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지만, 연중 대부분 말라 있는 건폭이라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가 조금 내려서는 그 위용을 제대로 목격하기 어렵고 한라산에 수백mm의 비가 오고, 또 이 비가 엉또폭포를 향해 어느 정도 흘러 모여야 장엄한 풍채가 제대로 드러난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제주도 여행가들은 기존의 여행 계획을 다 접고 엉또폭포로 몰려들기 일쑤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찾아가기 직전, 폭포의 유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funjeju.com에서 유튜브(채널명 ‘펀제주’)를 통해 실시간 엉또폭포를 중계하고 있다.

비와야폭포는 비가 올 때만 잠깐 형성되고, 금방 마르는 것이 특징이므로 폭포가 흐르는 모습은 좀처럼 쉽게 만나기 어렵다. 사진 태백시청.

비와야폭포는 비가 올 때만 잠깐 형성되고, 금방 마르는 것이 특징이므로 폭포가 흐르는 모습은 좀처럼 쉽게 만나기 어렵다. 사진 태백시청.

태백 비와야폭포는 말 그대로 비가 와야 폭포가 되는 건폭이다.

태백 비와야폭포는 말 그대로 비가 와야 폭포가 되는 건폭이다.

5 태백 비와야폭포

건폭으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폭포다. 비가 오면 새하얀 물줄기가 힘차게 쏟아지지만, 비가 그친다 싶으면 즉각 물줄기가 뚝 끊긴다. 폭포와 연결되는 하천이나 수원지가 딱히 없고, 비가 왔을 때 상단 계곡부에 물이 고여 생기는 폭포라 가능한 일이다.


태백시 장성동에 위치한 비와야폭포는 재피골 아래, 양지마을 안쪽에 높이 약 40m의 석회암 절벽이다. 바로 앞은 동네 주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체육공원이며 공영주차장에서 이 공원으로 황지천을 넘어 바로 갈 수 있는 나무다리가 설치돼 있다. 주차장에 공간이 없다면 인근 365세이프타운 주차장에 차를 댄 후 10~20분 정도 걸어 들어오면 된다. 겨울이 되면 형성되는 거대한 빙폭도 볼거리.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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