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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상징 속, 국내 제일의 숲길이라는 자부심을 들여다볼까 – 한라산 둘레길

이 길을 걷고싶다

한라산의 매력 속에는 한라산 둘레길도 포함되어있다.

한 두분이 아니다. 길을 사랑하고 또 걷는 이들을 만나며 술잔을 기울이거나 인터뷰를 할 때 흔히 하는 질문인 “국내의 둘레길 중 어디가 가장 인상깊었어요?”라는 질문에 꽤 많은 분들이 “한라산 둘레길”이라고 답하였다.


한참을 묵묵히 생각하는 분도 계셨고, 혹은 두 번 말할 것도 없다는 일종의 박력감 섞인 단호함으로 외치는 분도 계셨다. 취미로 하루에 1~20km 정도의 거리를 걷는 둘레길 마니아 분도, 흔히 말하는 ‘박배낭’을 짊어메고 2~30km 이상을 주파하는 ‘대간 종주’ 마니아 분도 그 한라산 둘레길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낼 때에는 얼굴에 수줍은 웃음꽃이 번졌다.


도대체 어떤 길일까?


제주도에는 두 번 말 할 필요도 없는 대표적인 걷기코스인 ‘제주도 올레길’이 있다. 그 외에도 다크투어리즘으로 꼽히는 ‘제주 4.3길’이 있으며 크고 작은 마을과 오름을 잇는 다양한 산책로, 걷기 코스가 있다.


이렇게 많은 길들 중에서 제주도를 생각하면 빼 놓을 수 없는 푸른 바다를 전혀 만날 수 없는 길, 물론 대한민국의 영산(靈山)으로 꼽히는 한라산이지만 정상의 백록담과는 한참은 먼 거리를 가지는 둘레길이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라산둘레길 구간 개념도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일명: 하치마키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하여 개설한 에코힐링 환상숲이다. 서귀포시 무오법정사와 시오름, 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 수악교, 이승악, 사려니오름, 물찻오름, 비자림로, 거린사슴, 돌오름, 천아수원지 등을 연결하는 80km의 환상숲길을 말한다.” (한라산 둘레길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췌)

한라산 둘레길의 다섯 개 구간의 거리의 시종착지는 다음과 같다.

  1. 천아숲길 : 천아수원지에서 돌오름까지의 10.9km
  2. 돌오름길 : 돌오름에서 거린사슴오름까지의 5.6km
  3. 동백길 : 무오법정사에서 돈내코 탐방로까지의 13.5km
  4. 수악길 : 돈내코탐방로에서 사려니오름까지의 16.7km
  5. 사려니숲길 : 사려니오름에서 물찻오름 입구까지의 16km

각각의 길들마다 오름을 끼고 있으며 짧게는 6km 가까이에서 길게는 16km이상의 쉽지 않은 거리를 자랑하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한라산 전체 둘레의 2/3가량을 차지하는 구간이며 지질학적, 생태학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한라산의 자연의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뿐만 아니라 이승악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주저항진지로 일본군이 파 놓은 갱도진지를 볼 수 있으며 수악길 곳곳에서 숯가마터를 확인할 수 있다. 근대역사의 상흔을 가지고 있는 이런 다양한 흔적들이 어우러져 그 길의 가치를 더욱 두텁게 만들어준다.


또한 산정화구호(분화구에 물이 고여 습지화 된 현상)를 갖는 분화구도 확인할 수 있으며 시오름에서는 대형 화산탄도 만나 볼 수 있다. 화산 폭발시 분화구 위로 분출된 용암 덩어리가 낙하하면서 용융상태의 용암 덩어리는 중력과 속도에 의해 고구마 형태로 만들어지며 급속도로 식어 떨어진다. 그 자연이 빚어낸 기묘한 뒤틀림은 이 한라산 둘레길이 얼마나 지질학적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졌는지를 보여준다.

긴꼬리딱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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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노루의 모습

긴꼬리딱새, 큰오색딱다구리, 섬휘파람새 등 한라산의 요정이라 불리우는 다양한 조류와 흰 엉덩이가 예쁘장한 한라산 노루 등도 걷는 이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기척을 줄인다면 의외의 만남을 그 길위에서 선사할 지 모르는 동물들이다.


물론 길을 걷는 것에 있어서 역사적, 생태적, 지질학적 가치가 중요하지만 그 길 자체가 가진 풍경과 아름다움이 빠질 수 없다. 당연히 이런 면에 있어서도 한라산 둘레길은 어디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풍경을 자랑한다.


두 말할 나위 없는 한라산 자체의 위용을 놔두더라도 최고의 힐링 명품 숲길로 선정된 사려니 숲길, 비자림숲길이 둘레길 내에 있다. 물찻오름, 천아오름, 시오름, 말찻오름 등은 ‘제주 숲과 오름 치유력 (저자 : 한영조 산림치유지도사)’에서 뽑은 감성 치유를 위한 오름 2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겨울에 그 길을 걷는 ‘맛’은 아는 사람만 안다고 한다.

길을 걷는 맛도 참으로 다양하다. 잘 닦인 임도를 걷다가도 습지가 펼쳐진 숲의 싱그러운 오솔길을 걷는다. 천연림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너덜지대를 지나기도 하고 맑고 깨끗한 계곡을 만나기도 한다.


봄에는 수악길을 위시한 전체 구간에서 환상의 벚꽃과 야생화를 만난다면 여름에는 길 전체가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나무와 돌에 낀 이끼는 부드럽고 천연 삼나무숲의 피톤치드는 그 자체로 완벽한 산림욕이다. 가을의 불타오르는 단풍의 절정을 지나 겨울, 수북히 쌓인 눈길을 하얀 숨을 내쉬며 걷는 것은 ‘마니아’들이 최고로 치는 한라산 둘레길의 진정한 맛이다.


이렇듯 아름다운 한라산 둘레길이지만 한라산 자체가 제주도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둘레길을 걷고자 하는 이는 다른 해안이나 관광지보다는 열악한 조건하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런 어려움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한라산 둘레길 공식 홈페이지(http://www.hallatrail.or.kr/)에서는 각 코스별 대중교통 접근 경로와 구간별 특징 등을 정리, 소개하고 있어 하이킹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각 구간별 교통을 확인하고 그에 걸맞는 숙박지와 이동 수단을 준비한다면 이번 겨울을 마무리하는 만남으로는 이만한 길도 없을 것이다.

올 겨울의 마지막 길, 한라산 둘레길로 정하는 것은 어떨까?

도대체 어떤 길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쉽게 가기 힘든 곳이라고 얼버무리다간 평생 그 길을 궁금해 하다가 끝나버릴 지 모른다.


유난히 추위가 기세를 올리지 못했던 이번 겨울, 뒤늦게 동장군이 봄의 시작을 앞두고 뒷심을 발휘한다. 이 겨울의 마무리를 한라산 둘레길에서 맞는다면 올해의 트레킹에 대한 시작으로 더 없이 좋은 의미가 되지 않을까?


겨울 길이 부담스럽다면 그저 2020년의 위시리스트에 추가해 놓는 것은 어떨까? 언제 가더라도 당신에겐 ‘최고의 길’로 기억에 남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by 장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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