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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지나 걷는 잔잔한 호수길 - 마장호수 둘레길

경기도 양주시와 파주시의 경계에 자리잡은 마장호수, 혹은 마장저수지(기산저수지)는 너른 수변과 함께 수도권에서의 접근성도 좋아 많은 이들이 찾는 호젓한 곳이었다. 몇 년전 이 곳에 당시 국내최장의 출렁다리인 마장호수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많은 이들이 이 호수를 찾았다. 


​당시 마장호수의 출렁다리 열풍(지금도 그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각 지자체의 무리한 출렁다리 사업은 한 해에도 몇 건씩 쏟아지고 있다.)은 TV등을 통해서도 여러 번 소개되었으며 실제로 방문해서도 그 스릴과 재미는 수도권에서 일부러 찾아올 만 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이 마장호수는 출렁다리 말고도 즐길거리가 있으니 바로 마장호수 둘레길이다.


아직 전체 원점회귀형으로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전체 호수의 약 3/4 가량을 돌 수 있는 이 마장호수 둘레길은 출렁다리를 즐기러 온 이들이라면 대부분 일정구간을 걸으며 마장호수의 풍경을 감상하는 길로, 높낮이 없는 평탄하게 잘 조성된 길을 따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장호수 둘레길 답사도

마장호수 둘레길 답사도

마장호수 3주차장에 주차 후 마장호수 둘레길을 걷기로 한다. 


​오늘 걷는 길은 아쉽게도 현재 미개통인 구간이 있어 원점회귀가 되지 않는다. 오는 11월, 전체구간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현재 개통된 마지막 지점인 기산교에서 출렁다리까지는 온 길을 되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체를 요약하자면 주차장에서 마장호수 전망대를 지나 출렁다리를 건넌 후 출렁다리 진입기준 좌측으로 내려와 호수를 한 바퀴 돌며 마지막 기산교까지 나아가는 코스이다. 전체거리는 왕복구간까지 합하면 약 6km,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제 3주차장에서 본 마장호수의 풍경

제 3주차장에서 본 마장호수의 풍경

제3주차장에 차를 주차 후 마장호수 방면으로 걸어간다. 넓은 호수의 풍경 속에 수상레저기구와 함께 한줄기 분수가 치솟고 있다. 평일임에도 유명한 관광지이기에 호수 주변은 관광객들로 꽤 붐볐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마장호수 전망대로 나아가면 곧 마장호수의 상징과도 같은 마장호수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화장실은 출렁다리부터 호수제방까지는 없다. 호수제방 이후부터는 곳곳에 주차장이 있으며 주차장에 설치된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관리사무소 인근, 마장호수 전망대에도 화장실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마장호수 전망대

마장호수 전망대

마장호수 출렁다리

마장호수 출렁다리

호수위의 다리는 과연 비경이다.

호수위의 다리는 과연 비경이다.

마장호수 전망대를 지나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푸른 호수 위로 길게 느리워진 출렁다리는 녹음이 우거진 산과 호수, 푸른 하늘 속에 가로로 드리워진 강렬한 배색의 존재감을 증명한다. 그 도드라지는 이질감이 이 공간을 채워 완벽함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기가 막히다.


​2018년 3월 개장이후 지금까지 5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것에 조금은 들었던 의문이 완전히 상쇄된다. 좀 더 솔직히 말해본다면 예전에 휴일때 찾았을때(그 때는 정말 사람이 너무많아 거대한 인간의 흐름속에 껴서 무엇이 보이지도 않은채 흘러가듯이 건넜던 기억이 있다.)보다 사화적 '아주 먼' 거리두기가 가능해진 이 평일 정오 무렵이 훨씬 더 신선하고 감동적이다.


​다리를 건너면서 단절된 우측구간으로는 진입이 불가능하기에 좌측으로 내려가 호수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호수변에 조성된 데크 산책로

호수변에 조성된 데크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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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호수로 내려가니 잘 조성된 데크 산책로가 눈에 띈다. 데크 산책로는 부서진 곳이 없이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고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벤치 및 정자 등의 쉼터 시설이 위치해 있다. 또한 이전에 걸어 본 포천 산정호수 둘레길보다는 (숲길을 걷긴 했지만) 훨씬 호수에 가깝게 붙어서 걸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산책로 옆으로는 숲이 우거져 있어 자연스럽게 그늘 가림막이 되어주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과 숲의 공기를 걷는 이에게 선사해준다. 호수의 바로 옆이지만  평탄하고 안전하게 걷는이를 안내하고 있어 나이가 많은 어르신도 어린 손자, 손녀들과 즐거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다.


​길에는 리본이 달려있지는 않지만 전체 안내도와 방향 안내도가 꺾어지는 길목마다 세워져 있다. 물론 길 자체가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길이니 누구나 앞으로의 구간을 예측할 수 있는 길이다.

제방을 지난 후 온 길을 바라보다.

제방을 지난 후 온 길을 바라보다.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있다.

호수 남동쪽, 제방을 지나면 아주 잠시 계단을 올라 도로구간을 접하다 다시 수변으로 내려간다. 이 제방 이후부터의 구간은 둘레길을 걸으며 곳곳에 위치해 있는 주차장들을 만나게 된다. 주차장에 따라 화장실을 구비한 곳도 있으니 참조하면 좋다. 


​또한 페달보트 등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구간도 있다. 개인이 홀로 걷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왔다면 즐겨도 좋을 듯 싶다.  수상레저시설을 지나면 카페, 화장실 및 관리소 등이 나타나고 마장호수 출렁다리의 아랫부분을 통과하여 기산교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구간이 가장 사람이 많은 구간이었지만 이 때부터 조금씩 민물 특유의 비린내가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출렁다리의 아래를 통과한다.

출렁다리의 아래를 통과한다.

소나무가 어우러진다.

소나무가 어우러진다.

저 멀리 호수의 끝까지 나아간다.

저 멀리 호수의 끝까지 나아간다.

기분좋게 걷는 걸음은 이윽고 출렁다리 아래를 지난다. 이제 기산교까지 약 1km가량이 남았다. 


​소나무가 우거진 구간을 지나 여러 식당, 카페 등이 어우러진 유원지 상업지구 아래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점점 마장호수 둘레길의 마지막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과 맞은편 구간의 미개통에 대한 아쉬움이 커져만 간다.


이 기산교 주변은 기존 상업지구와 주택가, 펜션 등이 밀집해 있어 이를 즐기는 이들을 보며 재미있게 걸을 수 있었다. 다만 이 쪽은 확실히 다른 구간보다는 수질이 안좋은, 즉 오염이 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호수 둘레길의 종착지

호수 둘레길의 종착지

정자 이후로 길이 끊겨있다.

정자 이후로 길이 끊겨있다.

마지막 종착지인 양주시와 파주시 경계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공식적으로는 여기가 길의 마지막이고 기산교를 지나 바로 맞은편의 정자까지 더 걸을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아직 공사예정인 곳이다.


올 11월까지 공사를 완성, 전체 둘레길의 연장을 마무리 한다고 하니 그 때 가을의 운치가 더해진 길을 다시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곳에서 걸어온 길을 따라 출렁다리까지 되돌아가 여정을 마무리 했다.


​장점이 참 많은 길이다.


일단 남녀노소 누구와도 걸을 수 있고, 전 구간이 무장애길인지라 휠체어 등을 이용해야 하는 보행약자도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다만 보행약자의 경우 출렁다리를 건너는 것도 약간은 불편할 뿐 더러 건넌 후 아래로 계단을 이용해야 둘레길을 내려갈 수 있으므로 이런 부분에 개선이 없다면 출렁다리 구간은 아예 제외하고 둘레길만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르내림이 없는 길이라 말 그대로 누구라도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도 큰 만족도를 준다. 편의시설 등도 거리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 불편함도 없다.


​다만 역시 아쉬운 것은 수질에 대한 부분이다. 큰빗이끼벌레가 특정구간에서 창궐하고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산정호수에서는 맡지 못했던 민물 특유의 비린내가 코로나19로 인해 착용한 마스크가 소용없을 정도로 느껴졌다는 것은 상쾌한 숲과 호수를 걷고 싶다는 걷는 이의 바램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1년 전, 비슷한 시기에 방문했을 때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이만한 산책로와 관광명물(출렁다리)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찾아올 만한 이유가 충분히 되고도 남음이다. 우거진 녹음 그 자체만으로도 걷는 맛을 충분히 이끌어줄 뿐만 아니라 관광안내소 및 출렁다리 주변에 밀집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카페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말 그대로 '연인들을 위한' 산책에 정말 최적화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붐비는 주말을 피해 평일 한적한 오전, 이어폰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시원한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마시며 걸을 수 있는 길, 삶 속의 짧지만 깊은 휴식이 필요하다면 이 마장호수 둘레길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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