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빡이’로 하루에 5000만 원 벌던 개콘 레전드 개그맨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
개그콘서트 ‘마빡이’ 코너 속 대빡이로 활약했던 개그맨 김대범. 그는 ‘개콘’ 속 수많은 코너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꾸준히 사랑 받았던 개그맨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볼 수 없게 되었죠. 어떤 사연들이 있었던 걸까요. 직접 찾아가 그간의 이야기들을 들어봤습니다.
개콘에서 맹활약, 명코너가 많았어요.
출처 – ‘근황올림픽’ 유튜브 |
준이: 개콘에서의 활약을 너무나 잘 알고 있거든요. ‘춤추는 대수사선’이라든지…
대범: 아 그거를… 이야.. “뭐!? 사실이야!? 진짜야!?” 이걸 하고 다음날 바로 저희 집 놀이터를 지나가는데 꼬마 초등학생 아이들이 “사실이야!? 진짜야!?” 이러고 놀고 있는 거예요. ‘오오 이거 뭐지’
‘마빡이’ 코너는 여전히 레전드로 뽑히죠
출처 – ‘근황올림픽’ 유튜브 |
그때 당시 갈갈이 홀로 맨날 출근을 했어요. 코미디를 거의 무슨 실미도 대원처럼 했어요ㅎㅎ 그거를 좋게 봐준 선배들이 있었어요. 박준형, 정종철, 김시덕 선배가 “저 후배는 맨날 출근하네?” 하다가 어느 날, 이런 걸 연습하고 계시더라고요. 김시덕 선배께서 “대범이 형 이쪽 잠깐 와 보세요” 해서 갔더니 “혹시 재미있는 동작 없으세요?” 이래서 ‘어떻게든 기회를 얻어야 된다’ 생각해서 말도 안 되는 개쓰레기 같은 동작을 했어요ㅎㅎ 그 모습이 귀여워 보였는지 “한 번 올려보자” 제 이름을 따서 ‘대빡이’, 우리 갈갈이 선배님은 ‘갈빡이’, 근데 시덕 선배는 이름을 따면 ‘시빡이’가 되니까 ‘얼빡이’로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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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빡이는 첫 회 녹화를 영원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이제 공연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아파트에서.. 저는 한일전에서 골 넣은 줄 알았어요. “와악~~~” 이런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 시간이 ‘마빡이’가 방송이 된 거예요. 딱 박준형 선배에게 전화가 와요. “대범아 지금 난리가 났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죠. 쇼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오고, 광고 섭외가 들어오고…
행사나 공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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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린이날 때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면서 링겔을 맞아가면서 행사를 했어요. 어린이날에 누구를 부르겠습니까. 그때는 마빡이 말고는 답이 없어요. 전국을 다 다니는데.. 정말 많이 벌었을 때는 하루에 한 5,000만 원 정도 찍힌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행사비가 건 당 500만 원 이었고… 정말 내 생애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날도 있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개콘’에서 볼 수 없었어요
출처 – ‘근황올림픽’ 유튜브 |
어느 날 제가 아토피 라는 병이 와요. 온 몸에 다 있었어요. 자해를 하게 돼요. 왜냐면 긁으니까. 다음 날 일어났는데 얼굴이 온통 뻘겋고, 내 손톱에 피가 다 묻어있어요. 근데 그게 정도가 좀 심했어요. 온 몸이 다 따갑고, 걸어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그리고 거울을 보기가 싫을 정도로… 별의별 약을 다 써도 전혀 듣지 않았고. 한 2년 동안 굉장히 심하게 앓았어요. ‘공기 좋은 데 있으면 좀 괜찮아진다’고 해서 고향에 내려가서 공기 좋은 산에 텐트 치고 자고 그랬어요. 그래서 자존감도 무너지고, 굉장히 좀 힘든 생활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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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생활을 하다가 아토피가 괜찮아졌어요. ‘다시 재기를 해야겠다’ 해서 개콘으로 복귀를 했는데 2년 동안 쉬다가 뭘 하려고 하니까 뭘 하려고 하니까 너무 안 되는구나 그 뒤로 만들었던 코너들이 다 ‘개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우스개 소리로 잘렸다고 하는 거지. 제 스스로 능력이 안 돼서 방출된 거죠.
활동 중단.. 생계는 어떻게 유지를 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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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별일을 다 병행했던 거 같아요. 호객꾼 일을 했었어요. 지나가는 분들한테 “이 공연 보세요” 하면서. 지나가는 분들 중에 알아보시는 분들은 되게 놀라시기도 하고. 밑바닥 생활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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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제 소위 말하는 막노동, 노가다라고 하죠. 그것도 병행을 했었고. ‘잡부’라고 그러죠. 잡부는 현장에서 목수라든지, 전문가 분들 옆에서 잔심부름을 다 하는 거예요. 청소도 하고, 또 시멘트도 나르고, ‘야리끼리’라고 또 있어요. 전문 용어인데 요기 있는 자재를 이쪽으로 다 옮기면 바로 퇴근. 근데 정시에 퇴근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현장에서 가끔 알아봐요. “운동 삼아 하고 있습니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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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도 했었어요. 반바지랑 모자를 팔았었죠. 돈만 다 날리고.. 마빡 쳐서 번 돈도 대한민국 코스피, 코스닥에 다 뿌려가지고 다 사라졌어요. 알게 된 지인이 주식을 한 번 사보라고 해서.. 그때만 해도 제가 뭘 압니까. 마이크만 잡아봤던 광대인데… ‘나도 재테크라는 걸 해서 인기가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야겠다’ 생각해서 1,000만 원 정도 넣었는데 진짜 오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이 맛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이 시키는 대로 계속 하게 되는 거죠. 이게 가스라이팅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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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상장 폐지라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저에게 돌아오더라고요. 상장 폐지 기사를 읽은 게 ‘개콘’ 사무실이었는데 제가 리허설을 해야 되는데 연습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서 제가 멈춰 있었어요. 그 당시 사이도 별로 안 좋았던 황현희 씨가 절 걱정하고.. “형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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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이 벙벙하니까 인간의 언어가 안 나와요. “어…어…어!!!” 하다가 옥상으로 올라갔어요. 힘들게 노력해서 겨우겨우 신인 때도 돈 못 벌다가 정말 몇 년 만에 ‘마빡이’라는 빛을 봐서 잠깐 돈을 모은 건데 그거를 거의 전부 다 잃었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그래도 개그맨인 게 진짜 ‘개콘’ 녹화 날에 무대 올라가기 전에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어요. 눈물 닦고 올라가서 개그를 하는 거야. 그리고 다시 가서 화장실에서 또 울어… 야.. 이게 개그맨의 비애이자 어떻게 보면 직업 정신일 수도 있겠다..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출처 – ‘근황올림픽’ 유튜브 |
유튜버 겸 팟캐스트 해요. 개그맨이라는 정체성을 너무나 사랑하고, 이걸 가지고 살아가고 싶은데 마이크를 놓고 싶지 않은 거예요. 남을 웃기는 이 직업이 너무 좋고… 버스에 제가 딱 타면 사람들이 퇴근 길에 표정이 안 좋다가도 제가 타면 키득키득 거려요. ‘이 사람 대빡인데, 우리 웃겨주는 사람인데, 와아 재미있어’ 이렇게.. 되게 뿌듯했어요. 그냥 내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을 웃게 만들 수 있구나…
‘개그’가 삶의 전부인 김대범
출처 – ‘근황올림픽’ 유튜브 |
약간 부족해 보이고, 평범해 보이고 이런 놈도 정말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는구나.. 먼 훗날에 “어? 얘 아직도 하고 있네?” 그런 모습으로 여러분들에게 용기와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개그맨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개그맨이라는 정체성을 너무나 사랑하고, 이걸 가지고 살아가고 싶은데 마이크를 놓고 싶지 않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