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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현지화지원사업으로 문을 열다]①“수출 장벽, 사전 대응으로 푼다”…aT수출정보세미나

지금 식품 기업들은 ‘수출은 내수 이후’이라는 통념은 버리고, 수출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시기다. 한류열풍이 여러 국가로 확대되면서 한국 식품과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해외 진출 시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수출 장벽에 가로막히기 쉽다. 식품 규정이 나라마다 다르고, 늘 변하기 때문이다. 제품 개발과 제조에도 바쁜 개별 기업들이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현지 전문가와의 연결을 통한 ‘현지화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얼푸드는 현지화지원사업에 대한 이해와 확산을 높여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차원으로, 현지화지원사업으로 성공한 사례를 기획시리즈로 다뤄본다. <편집자주>


-식품 수출 업체를 대상으로 한 aT ‘수출정보세미나’ 열려

-미국과 중국의 식품 규정 및 ‘현지화지원사업’ 이해를 위한 현지 전문가 강연

-수출 성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식품 규정에 맞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

-현지화지원사업, 비용 부담없이 현지 전문가의 도움 받을 수 있어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음식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가장 안전해야하고, 그래서 식품수출은 무엇보다 까다롭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 구매 시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식품 규정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미국에서는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 라벨에 1회 제공량의 칼로리 대신 제품의 총 칼로리를 표기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또한 규정은 동일한 식품이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나라에 따라, 시기별 트렌드에 따라 변화한다. 한국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성분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허용이 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를들어 오미자의 경우 한국에서는 널리 이용되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보건식품' 원료로는 사용가능하나, '일반식품'으로는 수출이 불가하다 


이처럼 시시각각 달라지는 식품규정을 일반 업체들이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처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경쟁력이 뛰어난 제품이라도 현지 법규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식품 개발에만 몰두했던 수출 초보업체라면 더욱 그렇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의 우수한 식품업체들이 이러한 걸림돌에 막히지 않도록 지난 2015년부터 ‘현지화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업체에 현지 전문기관을 연결해줌으로써 수출 시 겪게 되는 통관이나 라벨링, 상표권 등의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작연도인 2015년 102건이었던 지원건수는 2017년 1148건으로, 지원업체의 2016년 수출액은 7억1870만3000달러(한화 약 8189억 원)에서 2017년 9억558만달러(한화 약1조 323억원)로 26% 증가했다.


현지화지원사업의 이해를 돕고자 지난달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는 ‘현지 전문기관을 활용한 주요국 통관 설명회’를 주제로 수출정보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많은 업체들은 현지 전문기관을 통한 사전 준비가 왜 필요한지를 두 전문가의 강의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달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BKF(Buy Korean Food 2018)전시관 내 ‘현지화지원사업 현장컨설팅관’<br />

지난달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BKF(Buy Korean Food 2018)전시관 내 ‘현지화지원사업 현장컨설팅관’

▶‘예방’에 초점 맞춘 미국 식품안전현대화법(FSMA)=이날 세미나는 김진정 변호사의 미국 식품안전법에 대한 강의로 시작됐다. 그는 미국 법무법인 ‘에이씨아이 법률그룹’(ACI Law Group) 대표 변호사로, 무역과 식품안전법에 대한 전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먼저 김 변호사는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볼 때 불량식품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유 성분뿐 아니라 라벨링이 문제가 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내추럴’이나 ‘퓨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경우, 이를 라벨링 사기라고 ‘간주할 수 있는’ 권한이 바로 FDA에게 있다. 웹사이트의 홍보문구도 주의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불량식품으로 규정돼 통관이 거부되면 안전한 식품이라는 것을 업체가 증명해야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절차”라고 강조했다. 수출 전 미국 법규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새로운 법규도 소개됐다. 미국 식품안전현대화법은 사고 후 조치가 아니라 ‘예방’에 초점을 둔 법규다. 식품 사고가 터진 후에야 업체를 처벌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 정부는 안전한 식품을 만들었다는 과정을 업체가 서류로 증명하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푸드 세이프티 플랜’(Food Safety Plan)이다. 김 변호사는 “이는 해썹(HACCPㆍ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보다 더 까다롭다”며 “위험요소를 어떻게 관리하는 지, 공장운영 계획은 무엇인지, 또한 리콜 시 플랜에 대해서도 명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푸드 세이프티 플랜’이 없는 식품은 수출업체 뿐 아니라 수입자와 유통업체까지 책임을 져야한다.

aT 센터에서 진행된 수출정보세미나, 국내 식품수출업체를 대상으로 김진정 변호사가 미국 FSMA(식품안전현대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br />

aT 센터에서 진행된 수출정보세미나, 국내 식품수출업체를 대상으로 김진정 변호사가 미국 FSMA(식품안전현대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중국 식파라치 악용에 휘말리지 않으려면=미국과 더불어 수출 시장으로 빼놓을 수 없는 나라는 중국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재 중국에서 수출 컨설팅업무를 맡고 있는 김지영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중국지사 상해법인 법인장의 강연도 이어졌다.


김지영 법인장은 최근 배우 판빙빙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는 중국에서 이른바 ‘꽌시(關係ㆍ관계나 인맥)’가 아무리 중요해도 이제는 관련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식품 역시 법규를 잘 따르기 위해서는 중국의 변화된 제도를 알아야 한다. 그는 판빙빙 사태의 배경으로 올해 이뤄진 중국 공무원의 조직개편을 설명했다.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생기면서 시장종합관리감독뿐 아니라 식품안전, 인증 관리 등이 모두 하나의 시스템안에서 진행되도록 구축된 것이다. 법규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더욱 강화된 셈이다. 더욱이 ‘식파라치’라 불리는 민간 감시활동까지 확대되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3000명의 전문 식파라치가 활동하면서 법규위반의 식품들을 적발해 구입가의 10배까지 보상금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식파라치들이 많아지면서 중국 법규를 잘 모르는 한국수출업체가 보상금을 물어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법규를 잘몰라 ‘아스파탐’(인공감미료) 성분을 사용했던 국내의 한 업체가 현재 재판중에 있다.

김지영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중국지사 상해법인 법인장은 “현지화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철저한 사전 점검으로 중국법규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중국지사 상해법인 법인장은 “현지화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철저한 사전 점검으로 중국법규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사태를 미리 방지하고 철저한 사전점검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바로 ‘현지화지원사업’이다. aT 현지화지원사업을 신청하면 현지 법률자문의 도움을 받아 무상으로 ‘성분사전검토’가 가능하다. 김 법인장은 “사전성분검토를 받아야 할 대상은 모든 수출업체”라며 “바이어를 만나기 전, 사전 준비가 모두 끝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수출 계약후 적발시에는 현장에서 제품이 전량 폐기되거나 리콜, 벌금의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합법적인 절차 및 규정준수에 대한 사전 점검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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