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엔 먹기 싫어도 'GMO'가 식탁 대세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2050년 전 세계 식탁에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 장악하게 될 지도 모른다. 최근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제 비영리 환경 연구 전문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100억명으로 늘어나면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GMO가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선 이상기후와 같은 환경 문제로 인해 기존의 농작물이 새로운 병충해와 가뭄, 홍수 등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밝히며,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종 작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수확률을 높여야하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20세기 농업 수확률을 끌어올렸던 녹색혁명의 주역인 비료는 이미 한도까지 사용됐고, (이상기후로) 물은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전자변형과 같은 새롭고 똑똑한 기술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GMO 식품은 지난 몇 년 사이 농식품 업계의 민감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유전자가 변형된 대두, 옥수수, 목화 등의 GM 농작물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소비자들은 GMO에 대한 공포로 소비를 꺼리고 있다.
트렌드 조사 기업 허트먼 그룹(Hartman Group)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GMO 제품 구입을 꺼린다고 답했다. 또 다른 기관 인터텍(Intertek)이 지난 IFT19 컨퍼런스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의 60%는 GMO에 대해 잘 알지 못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O 식품은 ‘프랑켄 푸드(Frankenfood)’라는 별칭이 붙으며 소비자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판매 제품에서 GMO 성분 포함을 인정하거나 제거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갖은 논란에도 GMO의 긍정적인 면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에선 유전자변형 파파야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았으며, 세계 각지의 농산물을 살리는데에도 GMO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미국 워싱턴 소재의 비영리단체 식품안전센터의 빌 프리즈 과학 정책 분석가는 "이 보고서는 GMO 기술을 너무나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유전자변형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불필요하다. 전통적인 품종개량 방법으로도 더 빠른 결과를 내놓은 사례가 이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사라 데이비슨 에바네가 코넬과학동맹 대표는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한다"면서 "GMO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계산기 대신 주판을 사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GM농산물의 생산량은 상당하다. 전 세계 농지의 12%는 매년 유전자 재조합 작물로 재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 수치는 더 높다. 그로서리 제조업 협회(Grocery Manufacturers Association)에 따르면 옥수수, 콩, 사탕수수의 약 90%는 유전적으로 변형됐으며 식료품 마켓에서 약 75%는 변형 작물을 사용되고 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