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원정’ 축구대표팀 어떤 음식 먹을까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30분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펼친다. 이번 평양 원정에는 대표팀 선수 25명과 코치진을 포함한 30명의 지원 스태프까지 총 55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나섰다.
남자대표팀은 고려호텔을 숙소로 사용하는데,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조리장도 동행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숙소에서 제공되는 음식도 있지만 선수들이 메인 요리로 먹을 음식은 조리장이 직접 준비한다. 김치와 기본적인 밑반찬은 챙겨가고 채소 등 식자재는 현지에서 조달한다.
지난 2017년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전을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렀던 당시 여자축구 대표팀은 평양 양각도호텔에 머물렀다.
여자대표팀은 호텔에서 제공된 나물과 불고기 등 한식 뷔페를 통해 음식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윤덕여 전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숙소(양각도호텔)도 고급스러웠고, 음식도 나름 괜찮았다”고 말했다.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후에는 ‘평양 맛집’ 옥류관에서 평양 냉면을 먹기로 했지만, 북측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결국 대표팀은 숙소에서 제공하는 평양냉면을 먹었다. 당시 여자 대표팀은 북한을 제치고 1위 팀에 주어지는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윤 전 감독은 “출국에 앞서 점심식사로 옥류관 냉면을 먹으려 했지만, 당일 갑자기 ‘영업하지 않는다’고 통보받았다. 양각도호텔 냉면도 나름 괜찮았다”고 밝혔다.
평양냉면은 평양 지역에서 시작된 물냉면이다. 메밀가루에 감자전분을 섞어 반죽해 내온 면을 무김치를 기반으로 한 돼지고기나 소고기, 닭고기 육수를 내어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고급 요리집인 옥류관이나 청류관 등에서는 꿩육수(꿩육수와 닭육수를 섞기도 함)를 이용해 만들기도 한다.
평양 옥류관의 평양냉면 [연합뉴스 제공] |
북한에서 간행된 요리서적에 따르면 평양냉면은 겨울철에 물 맑은 대동강물로 만든 동치미 국물에 삶은 면을 넣어 먹은 것에서 시작됐다.
1849년 조선후기에 발간된 ‘동국세시기’에도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다는 내용이 있다.
KB금융그룹의 ‘하나이면서도 둘인 음식 문화: 이북음식과 북한음식’ 자료에 따르면 남측 주민은 국물에 식초와 겨자를 살짝 쳐서 먹지만 북측 주민은 이러한 남측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먹는 방식은 젓가락을 X자 모양으로 면에 끼운 후 면 위에 식초를 뿌려 먹거나 면을 들어 그 위에 뿌려먹는 것이다. 겨자는 국물에 넣기도 면에 살짝 넣어 먹기도 한다.
또 가위를 사용하는 것도 다르다. 면 길이가 긴 만큼 장수하라고 먹는 잔치 음식이 국수인데, 남측 주민이 면을 가위로 잘라먹는 것을 북측에서는 낯설게 느낀다고 한다. 해외 북한식당을 가도 가급적 가위로 면을 자르지 않고 들기를 권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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