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로 음식도 스트레스 받아요…봄철 ‘식중독’ 주의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는 음식 빨리 상하게 해
-봄에도 한여름 못지 않게 식중독 발생 많아
[사진설명=큰 일교차는 음식이 상하기 쉬운 환경으로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충남에 사는 이모 할머니는 지난 주말 이웃 사람이 밭에서 캔 쑥으로 만들었다며 준 쑥떡을 먹다 남겼다. 날씨가 선선해 괜찮을거라 생각한 할머니는 냉장고에 떡을 넣지 않았다가 외출을 마치고 돌아 온 오후 늦게 떡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배가 아파 잠에 들지 못했다. 복통은 점점 심해졌고 소화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할머니는 혹시 상온에 놔둔 떡이 상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큰 일교차로 한여름 못지않은 봄철 식중독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발열을 동반한 ‘배앓이’라면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봄에는 식품 취급에 방심하기 쉬워 식중독에 의한 장염이 많이 발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식중독 환자 수 평균을 비교했을 때 여름인 7~9월이 37%, 봄인 4~6월은 32%로 봄과 여름이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식중독은 식품 섭취로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독소로 발생된 것이 의심되는 모든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할 경우 의심할 수 있다. 발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고 탈수 등 심각한 합병증이 있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박영숙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낮 기온이 더 오르기 시작하면 식중독과 장염에 유의해야 하는데 특히 소아는 장염과 독감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우므로 콧물이 흐르는지 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중독에 걸렸다면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과 전해질 불균형을 수액공급을 통해 교정하는 것이 1차 치료다. 김선미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중독 환자는 탈수가 심하지 않다면 식사는 정상대로 하는 것이 좋다”며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에 비해 흡수가 더 빠르기 때문에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시중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육류 등 식품은 완전히 익도록 가열해 조리하고 가능한 2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한다. 일부 강한 식중독균은 증식이 빠르기 때문에 한번 가열했더라도 상온에 둔 음식은 재가열 후 섭취해야 한다. 식품을 대량 보관할 경우 세균이 더 잘 자라므로 음식을 소량으로 나누어 보관하고 남은 음식은 반드시 냉장 보관한다. 육류와 어패류를 취급한 칼, 도마는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분해 사용한다.
김 교수는 “음식을 조리하기 전이나 식사 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학교식당, 예식장 등 집단 급식에는 날음식 접대를 피하고 손에 상처가 났을 때는 육류, 어패류를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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