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치커리가 주목받는 두 가지 이유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장 건강이 면역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 이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약 34조 원이었던 글로벌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오는 2022년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면 또한 면역력과의 중요성으로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디카페인 커피나 커피를 대신할 수 있는 음료의 수요가 높아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치커리(chicory)는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이 높아진 식품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치커리 뿌리 부분이 그렇다. 치커리는 프리바이오틱스가 많은 대표 채소로, 치커리 뿌리의 절반 이상이 이눌린(inulin) 식이섬유로 되어있다. 이눌린은 프리바이오틱스의 일종이며, 프리바이오틱스는 우리 몸에서 유산균의 먹이가 된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연구(2015)에 따르면 치커리 뿌리에 들어있는 이눌린이 장내 세균에 영양을 공급하고, 유익균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영양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2018) 에 실린 헝가리 펙스대 소아과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치커리 뿌리를 섭취하는 이들은 비피더스균·유산균 등 유익균의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커리 뿌리는 커피를 대신할 수 있는 차로도 주목받고 있다. 커피맛이 나지만 카페인이 없어 숙면을 방해받지 않기 때문이다. 말린 치커리 뿌리를 10분간 볶은 다음, 뜨거운 물에 우리면 구수한 향을 내는 치커리차가 완성된다.
지난 1806년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대륙봉쇄령을 내리면서 아프리카로 가는 커피 수입 항로가 막히자 사람들이 볶은 치커리뿌리를 커피 대신 마신 것에서 유래됐다. 이후 유럽에서는 ‘카페인 없는 커피’라고 불리며 오랫동안 커피 대용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미국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이 강을 봉쇄하면서 배로 들어오던 커피를 구할 수 없게 됐고, 이에 대체용품으로 치커리 차를 마신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치커리 차는 부드러운 커피 맛을 즐기면서도 카페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차이다. 차 외에도 치커리는 잎·줄기를 쌈이나 샐러드 등에 흔히 사용되고 있으며 익혀서 요리에 곁들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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