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꿀벌도 위기, ‘꿀벌 없는 꿀’ 개발 주목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사태로 꿀벌 마저 위기에 처했다. 꿀벌의 국가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꿀벌을 농작물 수분(열매를 맺기 위해 꽃가루가 암술에 붙는 것)에 활용해 온 각국의 농업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꿀벌은 농작물 재배에서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 세계 100대 농작물 중 3분의 1가량(71%, 유엔식량농업기구 자료)이 꿀벌 수분에 의존할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기록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개체수도 크게 감소됐다. 이 작은 꿀벌 등에 짊어진 전 세계 식량문제는 기후위기에 팬데믹까지 이어지면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꿀벌없는 꿀’을 만들겠다는 미국 스타트업의 외침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미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꿀벌 없이 만든 꿀' [사진=멜리비오(MeliBio) ] |
미국 캘리포니아의 멜리비오(MeliBio) 스타트업은 ‘소 없는 우유’에 이어 ‘꿀벌 없는 꿀’ 개발에 연구하고 있다. 양봉장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탄생되는 꿀이다. 멜리비오 창립자들은 무분별한 상업적 양봉으로 현재의 꿀 생산이 위험에 처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은 “미국 또한 수백종의 토종 꿀벌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며 “꿀벌의 위기가 생물의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꿀벌에 의존한 꿀 생산량이 많을수록 이로 인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식량 문제도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멜리비오 측은 야생 꿀벌들이 자연에서 번성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개발중이라고 했다. 바로 꿀에서 추출되는 화합물을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재현하는 것이다. 이는 DNA 분리를 통해 실험실에서 우유 단백질을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아직 회사는 초기 단계이다. 하지만 창립자들은 “실험 테스트 결과, 사람들은 ‘꿀벌 없이 만든 꿀’을 맛과 질감에서 전통 꿀과 구별하지 못했다”며 “현재 14개 회사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멜리비오(MeliBio) 창립자 모습 [사진=멜리비오(MeliBio) ] |
[사진=멜리비오(MeliBio) 페이스북 캡처] |
이 스타트업은 오는 2021년 초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식품뿐 아니라 비누나 샴푸에 들어가는 꿀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해당 제품은 환경 등의 문제로 꿀을 먹지 않는 비건(vegan. 완전 채식)에게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멜리비오 외에도 현재 다른 기업들은 인공 수분 기술을 연구중이며 전 세계적으로 꿀벌 보호는 중요한 환경문제로 언급되고 있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