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여름과일 전쟁, 확 달라진 우리 과일들
전통 여름과일들, 신품종으로 외국산과 경쟁
기존의 단점 보완해 개발
시지 않은 천도복숭아, 하트모양 자두, 칼로 깎는 수박 등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여름은 유독 맛있는 과일이 많이 나오는 계절이다. 향기로운 외국산 과일들과 우리의 전통 과일은 소비자의 손길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외국산 과일에 맞서 국내산 전통 과일은 새롭게 탄생한 신품종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은 변화된 과일 소비 트렌드에 따라 국산 과일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품종 개발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몇 년전부터 기존 전통 과일의 단점을 보완하고 외국산 과일의 장점을 장착한 신품종 과일들이 대거 시장에 선보여지고 있다.
먼저 여름에 먹는 초록사과는 일반적으로 ‘쓰가루(아오리)’가 떠올려지나, 껍질이 두껍고 과육이 질기며 텁텁한 맛이 단점이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는 사과가 제대로 성숙되기 50일 전부터 덜 익은 상태로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며, 원래 쓰가루는 빨간색 사과이다. 이에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가 개발한 새로운 여름사과 품종은 ‘썸머킹’과 ‘썸머프린스’이다. 썸머킹은 7월 중순에 출하되는 사과로,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11에서 14 브릭스(Brix, 당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높다. 썸머프린스 사과도 있다. 지난해부터 시장에 나온 최신 품종으로 색과 모양이 썸머킹과 비슷하며, 현재 이 두 품종이 쓰가루 품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복숭아는 천도복숭아와 털복숭아가 대중적이다. 황기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연구사는 “기존의 복숭아는 털이 있어서 먹기가 불편했고, 천도는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어 편리했지만 신 맛이 단점이었다”며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천도 신품종 3가지”라고 말했다. 신품종은 ‘옐로드림’, ‘스위트퀀’, ‘이노센스’ 3품종이다. 모두 당도가 높고 신 맛도 낮아졌다. 옐로드림은 천도복숭아이면서도 신 맛이 나지 않으며, 스위트퀸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이노센스는 크기가 작아 급식용으로 적합하다는 특징이 있다.
홍주씨들리스(왼쪽), 이노센스(오른쪽) [농촌진흥청 제공] |
포도 역시 외국산처럼 씨가 없고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품종이 개발됐다. ‘홍주씨들리스’는 이미 시장에서 잘 알려진 품종으로, 아삭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맛을 가졌다. 항산화물질도 많다. 농촌진흥청 실험에 따르면 홍주씨들리스에는 카테킨, 쿼세틴, 레스베라트롤의 항산화물질이 외국산 포도(크림슨 씨들리스, 톰슨 씨들리스)보다 높게 나타났다.
수박은 이미 다양한 국내 품종이 시중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수박은 1인 가구를 겨냥한 2㎏이하의 소형 수박으로, 크기가 작아 통째로 냉장보관도 가능하다. 사과처럼 칼로 깎을 수 있을 정도로 껍질도 얇으며, 이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도 적다. 흑피수박도 있다. 껍질 전체가 검은색이며, 속은 빨갛거나 노란색을 띤다. 일반 수박의 당도가 11브릭스인데 비해 흑피수박은 이보다 1브릭스 높다.
자두의 경우 ‘젤리하트’가 있다. 신 맛이 덜하고 단단한 과육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품종이다. 특히 생김새가 하트 모양으로 독특해 젊은층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 익은 뒤에도 과육이 쉽게 물러지는 현상이 없으며, 이 때문에 기존의 자두보다 더 오랜 보관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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