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취향 존중의 시대’, 2019년 더 강력해질 ‘글로벌 푸드 트렌드 10’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지난 몇 해 사이 밀레니얼 세대(1980년 초반~1990년대 출생)는 전 세계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가장 강력한 소비자 그룹으로 부상했다. 이들 세대는 여전히 푸드 트렌드를 이끄는 계층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이제는 소비자를 단지 연령대만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바야흐로 ‘취향 존중’의 시대로 돌입했다.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취향’이 식품업계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은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오랜 시간 이어온 ‘건강한 식품’에 대한 트렌드는 기본이며, 동시에 스토리와 혁신, 윤리와 가치를 갖춘 제품으로 달라진 소비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식품업계에선 날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국내외 식품 전문가와 데이터 분석 업체인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는 2019년 나타날 가장 강력한 글로벌 푸드 트렌드로 10가지를 꼽고 있다. 

1. 발견, 모험을 즐기는 소비자


소비자들은 안주하지 않는다. 새로운 맛과 향, 디자인에 대한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은 2019년 전 세계 식음료 업계의 주요 소비자 그룹으로 부상했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ㆍ영국ㆍ중국 소비자 3명 중 2명은 새로운 맛의 발견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17년 ‘탐색’, ‘발견’과 관련된 신제품의 수량은 35% 증가했으며, 기존의 익숙한 소비에서 새로운 맛과 여러가지 체험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소비가 새로운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몇 해 사이 인기를 모은 독특한 풍미의 심황차, 루비 초콜릿, 매운맛 캔디 등은 모험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발견한 대표적인 식품들이다.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푸드 비즈니스랩 소장)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확고해지고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이 증가하며, 품종에 따른 선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눈에 띄게 나타난 변화는 과일이나 돼지고기를 구입할 때 품종을 확인하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딸기 중엔 설향, 포도 중엔 샤인머스캣, 돼지고기 중엔 이베리코 품종이 유달리 인기를 얻고 있다. 문 교수는 “개인의 취향이 확고해지면 시장은 고급화되면서 규모가 커진다”고 말했다. 

2. 식물 기반(Plant-based) 식품


최근 몇 년간 식물 기반 식품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40%의 사람들이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고 있으며, 제조업체들은 식품 속에 식물 성분을 첨가해 소비자들의 달라진 기호를 사로잡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18년 ‘플랜-베이스드 식품’시장은 약 33억2700만 달러(한화 약 3조7642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플랜-베이스드 음료의 미국 가정 보급률은 2010년에는 18%였으나, 2016년에는 33%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식물 기반 식품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문정훈 교수는 “채식은 확연하게 커지고 있는 시장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서도 식물성 단백질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의 조사 결과, 국내 채식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자 그룹은 소득 수준이 높고 수도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국내외 플랜 베이스드 식품들은 동물성 원료와 식물성 원료의 함량을 동등하게 맞추거나 식물성 원료의 비중을 높이며, 건강한 식단은 물론 식품업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3. 대체식품


건강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특이점 가운데 하나는 대체식품의 부상이다.


최정관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 한국사무소 대표는 “식물성 기반의 대체식품은 환경과 동물복지, 도축문제 등이 포함되는 지속가능성의 윤리적인 소비 트렌드와 건강의 관점에서 강조하고 있다”며 “이들 제품은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파트타임 채식주의자’로 불리는 플렉시테리언도 주요 소비자 그룹이다. 현재 50%에 달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빵, 육류, 유제품의 대체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에서 채식을 기반으로 한 대체식품의 성장률은 연간 46%이며 이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대체식품은 유제품 분야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유제품의 대안 식품 부문은 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유음료 분야에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문정훈 교수는 “채식을 하거나 채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식물성 단백질 부문 가운데 음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유 대신 두유나 다른 식물성 단백질 음료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동원F&B가 미국 대체육 시장의 선두주자인 비욘드 미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국내 식물성 고기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문 교수는 “새로운 맛을 찾는 ‘푸드 큐리어시티(Food curiosity)’가 높은 사람들, 미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 육식을 좋아하지만 햄버거를 먹을 때는 환경을 생각하려는 사람들이 식물성 고기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4. 녹색 식품(Green appeal), 친환경 패키지


식품업계에서 ‘지속가능성’은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최근 몇 년간 식음료 산업에선 소비자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원료는 물론 포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소비자의 64%가 식품회사들이 지속가능성에 투자할 것을 기대한다고 답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원료의 순환이용률을 높이고 낭비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포장재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며 친환경 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정관 대표는 “친환경 패키지처럼 윤리적 부분을 강조한 식음료를 더 많은 소비자가 선택하고 있다”며 “최근엔 생분해성, 토양 분해성을 강조한 패키지의 출시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5. 간식의 새로운 정의


삼시세끼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끼니 중간에 즐겼던 간식(스낵)은 식사 대체 식품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정관 대표는 “간식의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아침식사를 대신하는 간식, 일과 중의 허기를 채우기 위한 간식, 저녁 늦은 시간의 맛있는 간식 등으로 하루 중의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특히밀레니얼 세대 중 63%는 바쁜 일정으로 식사를 간식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간식은 언제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편리한 포장은 물론 달고 짠 맛에서 벗어나 과일, 채소, 탄수화물을 고루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 늘고 있다. 단백질이나 식이섬유 함량을 늘린 식사 대용 스낵도 증가 추세다. 

6. 나를 위한 맞춤형 식품


소비자 취향의 다양성은 ‘개성화 소비’를 불러왔다. 식품업계에선 이제 개개인의 소비 취향을 중요시하는 ‘맞춤형 제작’이 주요 판매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마다 요구하는 영양 성분이나 맛, 향이 달라지면서 세분화된 식음료가 출시되는 추세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가 중국과 미국 시장 소비자들의 음식 섭취 방식을 조사한 결과, ‘고단백질’에 대한 개성화 소비수요가 가장 높았으며, 그 뒤로 식물을 기초로 한 식품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당 성분을 보다 강조해 타깃층을 공략한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7. 식이섬유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포화지방의 과도한 섭취로 현대인의 장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식이섬유는 전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영양소로 떠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업계에서 식이섬유와 관련되는 신제품 출시량은 21%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유럽 식재료 업체인 ‘테이트 앤 라일’은 유럽 소비자의 절반에 달하는 44%가 자신의 식단에 더 많은 식이섬유를 추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체중 관리와 혈당 조절을 위해 식이섬유 섭취의 중요성을 더 많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체들 역시 식이섬유를 첨가한 식음료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를 공략한 스포츠 식품에서 식이섬유의 함량을 높이고 있다. 

8. 기분 좋은 선택


소비자들이 식음료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고려하는 것 중 하나는 심리적 만족감이다.


최정관 대표는 “최근에는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과 만족감이 강조되고 있다”며 “식음료를 통한 만족감과 행복, 즐거움, 흥분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 제품에서도 기분과 편안함 등이 강조되며 몸과 마음의 건강에 유익하다는 라벨을 부착한 신제품 출시량도 증가 추세다. 윤리적인 소비를 통한 ‘마음의 평화’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친환경 패키징과 연관된 최소 포장과 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이 나타나고 있다. 

9. 스타트업, 작지만 비범한 식품


스타트업은 식품업계에서도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식품 산업의 새로운 선구자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타트업의 선전에 전 세계 식품업계에선 기존 스테디셀러도 위협을 받고 있다. 개성을 갖춘 틈새 브랜드나 편의점을 통한 PB 상품들이 세분화된 소비자들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10. 트렌드 바꾸는 소셜미디어(SNS)


소셜미디어(SNS)의 위력은 ‘푸드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비자의 반응과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등이 새로운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고,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신제품의 개발과 판매 등의 단계에도 참여하고 있다. 실제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은 10명 중 한 명이 중국과 인도에선 5명 중 1명이 소셜미디어에서 본 식품에 구매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26~35세 소비자들의 55%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음식 사진을 온라인으로 공유한다고 밝혔다. 국내 역시 SNS 마케팅으로 인기를 모은 식품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만들어낸 식품들이 신제품으로 출시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고승희 기자/shee@hraldcorp.com





오늘의 실시간
BEST
realfoods
채널명
리얼푸드
소개글
Eat, Play, Cook의 즐거움이 있는 자연식·친환경·건강식 푸드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