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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ㆍ핑크소금ㆍ정제염…어떤 짠맛을 선택하시겠어요?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빛이요 소금이라’, 신앙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성경 구절이다. 이 성경 대목은 소금이 예로부터 빛만큼이나 소중하고 필수적인 존재로 대접받았음을 알려준다. 소금은 하나의 식품으로서 음식에 매력적인 맛을 더한다. 게다가 몸이 제대로 기능하는데 꼭 필요한 미네랄도 두루 머금고 있다. 인간의 음식 역사에서 소금이 차지하는 역할은 지대했다.


흔히 소금은 바닷물을 말려서만 얻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에서 나는 소금도 있다. 생산지와 생산 방식이 다르기에 맛과 성분도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바다소금 = 잘 알려진 천일염은 염전에 바닷물을 가두고 햇빛과 바람에 노출시켜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천일염 방식은 의외로 역사가 길지 않아서 지난 20세기 초반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천일염은 각종 미네랄과, 수분이 많은 편이어서 김치나 장류(고추장, 된장, 간장)를 만들 때 주로 넣는다.


천일염 방식이 들어오기 전 우리 조상들은 자염(煮鹽) 제조법을 활용했다. 바닷물이 고인 갯벌의 흙을 말려서, 거기에 바닷물을 부어 함수를 얻고 이걸 끓여서 소금 결정만 남기는 방식이다. 손이 많이 가지만 이렇게 나온 소금엔 세균과 불순불이 적고 부드러운 짠맛이 난다는 장점이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이 전통방식은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으나, 2000년대 들어서 다시 등장했다.

▶히말라야 핑크 소금 = 요즘 이름이 널리 알려진 히말라야 핑크 소금. 연하게 붉은빛을 내는 알갱이 덕분에 ‘핑크 소금’이라고 불린다. 시각적인 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즘 소비자들에겐 인기 아이템이다.


히말라야 핑크 소금은 바닷물이 아닌 광산에서 ‘채굴’을 통해 얻는다. 먼 과거에 바다였던 지역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육지화되곤 하는데, 그런 지역에서 소위 소금광산이 발견된다. 히말라야 핑크 소금처럼 광산에서 얻은 소금을 묶어 암염(岩鹽, 돌소금)이라고 말한다. 한반도에선 암염이 거의 나질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바다소금보다 암염 소비가 더 많은 편이다.


히말라야 핑크 소금은 파키스탄에 있는 소금광산에서 얻는다. 이곳의 소금이 붉은빛을 띠는 이유는 소량의 산화철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바닷물에서 얻는 소금과 비교하면 덜 짜다. 철분, 칼륨,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은 두루 들어있다. 

▶정제염 = 오늘날 마트에서 구입하는 대부분의 소금이 이 정제염이다. 바닷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선 천일염과 같다. 다만 천일염은 태양광을 활용한 천연의 방식으로 생산하지만 정제염은 공장에서 여과, 침전, 농축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바닷물에 섞인 온갖 불순물도 깨끗하게 걸러진다.


오늘날 식품업체들이 생산하는 게 대부분 정제염이다. 대량의 바닷물을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설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소금 결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순물을 최대한 걷어냈고 수분 함량이 적은 까닭에 정제염은 천연소금보다 짜다. 약간만 넣어도 짠맛이 쉽게 난다. 식품업체들은 정제염에 MSG로 알려진 글루탄산나트륨을 섞어 ‘맛소금’을 만든다.

▶코셔(Kosher) 소금 = 코셔 또는 코셔 음식은 식사에 관한 유대교 율법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분류된 것을 의미한다. 코셔소금이라고 하면, 유대교인들이 먹을 수 있으며 음식을 만들 때 전통적으로 쓰던 소금을 일컫는다.


코셔 소금이 여느 소금과 다른점은 생산 방식에 있지 않다. 결정적인 차이는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요오드 같은 물질을 첨가한 암염이 판매된다. 암염에는 요오드 같이 사람에게 필수적인 성분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코셔 소금은 요오드를 비롯한 첨가물을 포함하지 않는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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