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버거ㆍ소시지’ 대신 ‘채식 디스크ㆍ튜브’ 써야할듯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고기 대신 콩ㆍ버섯ㆍ채소 등을 사용한 ‘채식 버거’(veggie burger)와 ‘채식 소시지’(veggie sausage)라는 단어가 식품 판매대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럽의회 농업위원회는 이달 초께 버거와 스테이크, 소시지 같은 고기와 관련된 용어ㆍ명칭을 ‘인조 고기’ 식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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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와 스테이크, 소시지 등의 용어는 “전적으로 동물의 식용 가능한 부위에 한정한다(exclusively for edible parts of the animals)”는 게 법안의 골자다.
유럽의회 농업위원회는 소속 의원 80% 찬성을 얻어 법안을 채택해 다음달 총선 이후 구성될 본회의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새로운 법이 집행되는 건 수 년이 더 걸려 당장 ‘채식 버거’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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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업계에서는 채식버거을 대신할 명칭으로 ‘채식 디스크’(veggie disc) 등이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버거의 알파벳 비(B)를 뷔(V)로 바꾼 ‘붜거’(vurger)라고 부르자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의 채식 전문매체 베지뉴스(VegNews)는 채식 소시지, 콩 스테이크도 각각 ‘채식 튜브’(veggie tube), ‘콩 슬라이스’(soya slice)로 사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밀을 이용해 만든 식물성 고기 ‘세이탄’(seitan)이나 콩을 발효한 음식 ‘템페(tempeh)라는 명칭이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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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안을 주도한 유럽의회 의원들은 소비자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하는 상식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처리를 주도한 프랑스 사회당 소속의 에릭 안드리우 의원은 “상식이 작용한 결과일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면서 “의원들은 오로지 소비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쪽으로 투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유럽의회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린피스 측은 “(채식 버거 명칭을 두고) 소비자들이 혼란을 느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의회 멤버인 영국 녹색당의 몰리 스콧 카토 의원은 “젊은 소비자들이 육식을 멀리하는 데 불안해진 육류업계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며 해당 법안을 비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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