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떡ㆍ메밀묵, 어떻게 겨울 야식 커플이 됐나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촛불을 끄니 하얀 달빛이 창을 통해서 방을 비춘다. ‘메밀묵 사려!’ 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더니 점점 크게 들려온다.”
신문에 실린 문학의 한 구절입니다. 과거에는 야식 장수들이 메밀묵, 찹쌀떡을 어깨에 메고 골목골목을 다니며 소리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1976년 1월 24일자 경향신문 칼럼에는 “골목 밖을 지나는 찹쌀떡과 메밀묵 장수의 구성진 목소리는 한국 겨울밤에 또하나 빼놓을수 없는 인간의 목소리다”라는 내용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야식 장수를 보기 어려워졌지만, 메밀묵과 찹쌀떡은 전통적으로 겨울 대표 야식으로 통했습니다.
주 재료인 메밀과 찹쌀이 겨울이 제철이었고, 특히 찹쌀떡과 메밀묵은 소화가 잘되고 포만감을 줘 겨울밤 간식으로 적당했기 때문입니다.
수분 비율이 85∼90%에 달하는 메밀묵은 열량이 100g당 50∼60㎉ 정도입니다. 찹쌀떡 1개의 열량도 50~70㎉ 정도로, 메밀묵과 찹쌀떡을 함께 먹어도 소화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두 음식이 어떻게 ‘찰떡 커플’이 됐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전문가들의 추측에 따르면 찹쌀떡이 목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물기 많은 메밀묵이 함께 먹기에 맞았다는 것입니다. 또 찹쌀떡의 더운 성질과 메밀묵의 찬 성질이 궁합이 맞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메밀에는 곡류에 적게 들어있는 단백질이 12~15% 들어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도 5~7% 함유돼 있습니다. 비타민 B1, B2도 풍부해 피로감은 덜고 피부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메밀의 대표 영양성분으로 알려진 루틴(rutin)은 혈관의 저항력을 높여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좋습니다. 특히 메밀에는 글루텐이 없어 밀가루 음식 소화에 애를 먹는 사람들에게 좋은 식재료입니다.
찹쌀은 아밀로펙틴으로만 이뤄져 있어 소화가 잘 됩니다. 식이섬유도 많이 들어있어 변비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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