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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씹는 맛' 타피오카펄은 어떻게 만들까?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일반 빨대의 두 배, 지름 1.5cm는 달하는 빨대로 음료를 마셔야만 무사히 입 안으로 안착할 수 있는 '타피오카 펄'. 동그란 떡처럼 생긴 타피오카 펄이 음료업계에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당시에도 강남 일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타피오카 펄은 현재 '흑당' 인기와 더불어 새로운 '인싸템'으로 등장했다.

타피오카 펄은 버블티 안에 들어있는 탱탱한 구슬 모양의 젤리다. 쫄깃한 '씹는 맛'에 타피오카 펄을 먹기 위해 '버블티'를 마신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 이제는 음료는 물론 빙수에서도 존재감을 발한다.

타피오카는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덩이 뿌리에 들어있는 전분이다. 남아메리카 원주민의 주식이었던 카사바는 현재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재배 중이다. 영양이 풍부하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기후의 영양을 받지 않고 잘 자라 새로운 '미래 식량자원'으로 꼽히고 있다.

카사바의 가장 큰 특징은 당 지수가 낮아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삼의 주요 기능성 성분인 사포닌이 카사바에도 들어 있어, 면역력 강화와 항암 효과가 있다. 또한 글루텐 성분이 없어 새로운 '글루텐 프리' 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카사바는 보통 뿌리를 식용으로 활용한다. 독성이 있어 생으로는 먹지 않고, 밀가루처럼 갈거나 쪄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뿌리에는 20~25%의 타피오카가 들어있다. 껍질을 벗겨낸 카사바의 뿌리를 곱게 빻아 물에 넣으면 건더기가 가라앉는다. 이 건더기를 건져내 말리면 타피오카가 만들어진다. 건더기를 말리지 않고 베로 짠 주머니에 넣어 흔들면 알갱이가 생긴다. 알갱이들을 뜨겁게 데운 철판에 넣고 잘 섞으면 표면이 풀처럼 변하면서 반투명해진다. 이게 바로 '타피오카펄'이다.

타피오카는 옥수수나 감자, 밀 등 다른 전분으로 만든 것보다 더 쫄깃한 식감을 가진다. 다른 전분에 비해 호화(전분을 물에 넣고 가열하면 물을 흡수해 반투명해지면서 걸쭉하게 변하는 것)가 빠르고, 노화(호화된 전분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가 더디기 때문이다. 전분은 엉기는 성질의 아밀로오스와 끈끈한 성질의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되는데, 노화가 더딘 아밀로펙틴이 많을수록 호화 상태를 오래 유지해 쫄깃함이 오래 간다. 타피오카의 경우 약 83%가 아밀로펙틴이다. 옥수수 전분(72%), 밀 전분(74%), 쌀 전분(75%), 감자 전분(80%)에 비해 월등히 많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타피오카는 버블티 속 '숨은 조연'이지만, 알고 보면 우동이나 라면의 탄력있는 면발, 찹쌀떡이나 만두피의 쫄깃한 식감도 타피오카 때문이다.

타피오카는 원래 흰색이지만, 버블티에 들어가는 것은 검정색이다. 이는 캐러멜 시럽이나 흑설탕, 흑당 등의 첨가물을 넣고 20분 이상 끓이기 때문이다.

타피오카 펄은 현재 '대세 식재료'로 떠올랐으나, 무턱대고 많이 먹어도 되는 식품은 아니다. 최근 중국에선 타피오카 펄이 들어있는 버블티를 마신 14세 여학생이 몸 안에서 타피오카 펄이 쌓여 통증을 유발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에 따르면 타피오카 펄은 위장에 붙어 쉽게 소화되지 않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타피오카가 들어있는 음료에는 설탕 함량이 높아 변비를 악화시킨다. 타피오카펄이 들어있는 버블티를 마신 뒤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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