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선 육식, 집에선 채식?
- 채식ㆍ육식 인식 설문조사 결과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집 바깥에선 육식, 집에선 채식ㆍ육식 반반’. 우리나라 성인들의 식습관을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고기는 맛있기 때문에 즐기지만, 집에서는 가급적 가볍게 먹고 싶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채식’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전히 한국인 식습관의 중심엔 ‘육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채식을 시도해 보겠다”는 사람들도 전보다 적어졌습니다.
▶외식은 단연 고기 = 외식을 할 때 고기 메뉴를 선택하는 성향은 여전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3.4%가 ‘집 밖에서 밥을 먹을 때’는 주로 육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 경향은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20~30대 응답자의 72% 가량이 외식 메뉴를 육식 위주로 선택한다고 답했습니다.
‘채식 위주로 외식을 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5%에 불과했습니다.
다만 집에서 식사할 때에는 채식과 육식이 균형을 맞추는 모습을 보입니다. 전체 응답자의 62.7%는 ‘집에선 채식과 육식이 반반 섞인 식사를 하는 편’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채식 위주의 식사’(17.1%)를 선택한 응답자와 ‘육식 위주의 식사’(20.2%)를 고른 사람도 엇비슷했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채식 위주로 식사하는 이유로는 ‘집에서만큼은 가볍게 식사를 하고 싶다’(38.6%, 중복응답)를 선택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2012년에 실시한 채식 관련 설문에서도 같은 질문이 있었는데, 이 대답을 선택한 비율(31.8%)은 이번 조사보다 낮았습니다.
반대로 집에서 육식 위주로 식사한다는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89.1%가 ‘맛있기 때문에’라고 답했습니다.
▶채식은 건강…하지만? = 어쨌든 실천 여부와는 별개로 ‘채식은 건강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채식은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는 식사 습관’이라는 응답한 비율(65.1%)은 ‘자칫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는 식사 습관’을 선택한 비율(28.3%)보다 높았습니다. 채식이 기본적으로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통적이었습니다.
다만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가 채식에 거는 기대감은 결이 달랐습니다. 40대 응답자의 68.8%, 50대의 70.8%는 ‘채식을 하면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지만 20대의 62.4%, 30대의 60%는 채식의 다이어트 효과에 주목했습니다.
그렇다고 채식이 지금보다 더 번질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설문 응답자 29.9%가 ‘앞으로 채식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 비율은 2012년 조사 때(43.6%)보다 낮아졌습니다.
‘채식을 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12년 26.5%→18년 17.5%), ‘채식주의 연예인에 호감이 간다’(12년 18.9%→18년 13.9%)고 응답한 비율도 이전 조사 때와 비교해 줄어들었습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채식을 향한 관심은 늘어나고 있으나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 식문화의 특성상 채식 위주의 식사는 시도하기가 어려운 식습관이라는 시각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엿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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