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잘 노는 日 '우치쥬' 겨냥한 마케팅 활발
[리얼푸드=박준규 기자]주로 집에서 머무르면서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들이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일컫어 일본에선 ‘우치쥬(ウチ充)’라고 한다. ‘집(ウチ)에 충실(充)하다’는 의미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이런 우치쥬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일본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우치쥬는 사회로부터 단절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달리,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자기만의 시간과 영역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특히 소비자로서 구매력을 갖추고 있어서 집을 단순히 잠자는 곳으로 간주하지 않고, ‘나만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가꾸기를 즐긴다.
일본 네오마케팅이 지난 2013년 벌인 조사 결과를 보면 20~50대 일본인 가운데 63.1%는 외출보다 ‘우치쥬’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20대의 31%는 연인과 데이트를 할 때도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주로 집 안에서 SNS를 사용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우치쥬의 욕구는 단지 혼자 쉬는 게 아니다. 집에서 하는 취미생활이나 리빙제품 등을 SNS를 통해 소개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하려는 특징을 지닌다. 예를 들어 고가의 식기 세트, 인테리어 소품, 최신 스마트 디바이스, 취미생활 용품 등을 구매한 뒤 SNS를 통해 공유한다.
특히 먹거리는 우치쥬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다. 이들은 기호식품인 커피와 술을 집에서 직접 만들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SNS에 공개하곤 한다.
일본 인스타그램에서 ‘홈 카페(うちカフェ)’를 검색하면 25만건이 넘는 게시물이 나온다. 부엌과 방을 근사한 커피 전문점처럼 꾸민 사진이나 세련된 커피 메이커와 식기를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가정용 커피 원두 소비도 늘었다. 전일본커피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가정용 커피 원두 매출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블루마운틴, 코피 루왁 등 고급 원두의 소비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더불어 집에서 일품요리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돕는 쿠킹박스도 우치쥬들에게 인기다. 재료를 하나씩 구매한 뒤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줄이고, 만드는 즐거움은 극대화한 덕분에 우치쥬들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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