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콜레스테롤도 ‘過’하면 심혈관 건강에 ‘毒’ 된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콜레스테롤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좋은’ 콜레스테롤도 ‘과유불급’이다. 이른바 ‘착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HDL: high-density lipoprotein) 역시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 건강에 해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심장병 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2018 학술회의에 참석한 미국 에모리 대학병원의 마르크 알라르드-라티크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중 HDL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정상 이하인 경우나 마찬가지로 심근경색이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지방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HDL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로 분류된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혈관 벽으로 운반해 쌓이게 하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 HDL은 반대로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거두어 간(肝)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린다. 그간 좋은 콜레스테롤은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연구팀은 대부분 심장병이 있는 5965명(평균연령 63세)을 대상으로 혈중 HDL 수치와 심근경색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이들을 혈중 HDL 수치에 따라 △30mg/dl △31~40mg/dl △41~50mg/dl △51~60mg/dl △60mg/dl 이상 등 5그룹으로 분류, 4년간 지켜봤다. 4년 사이에 모두 769명(13%)이 심근경색을 겪거나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분석 결과 혈중 HDL 수치가 41~60mg/dl에 해당하는 그룹이 심근경색 또는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 반면 41mg/dl 이하이거나 60mg/dl 이상 그룹 모두 심근경색이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았다.
특히 가장 높은 그룹인 60mg/dl 이상에 해당하는 그룹은 41~60mg/dl 그룹보다 심근경색과 사망 위험이 50% 가까이 높았다.
연구팀은 당뇨병, 흡연,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low-density lipoprotein) 수치, 음주, 인종, 성별 등 심혈관질환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모두 고려했지만 이러한 결과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알라르드-라티크 박사는 “HDL 수치가 지나치게 올라간다는 것은 HDL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HDL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심혈관 건강 보호 효과가 사라진다는 증거들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젠 HDL 콜레스테롤에 관한 일반적인 생각을 바꿀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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