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MZ세대 “현지화보다 한국 본래의 맛이 좋아”
[리얼푸드=육성연 기자]한일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던 지난 2019년에도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은 손님들로 넘쳐났다. 오히려 연말부터 ‘제4차 한류붐’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초에는 팬데믹(전 세계적 전염병의 대유행)사태에도 새로운 한국식당들이 상당수 생겨났다. 이러한 변화는 신오쿠보 코리아타운과 K-푸드의 주 고객들이 일본의 젊은 세대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일본의 MZ세대(밀레니엄+Z세대·1980~2000년대생)는 정치적으로 덜 민감할 뿐만 아니라, 음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비교적 낮다. SNS를 통해 한국의 인플루언서들과 직접 소통하며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특히 일본의 MZ세대는 현지화된 맛보다는 본래의 맛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과거에는 일본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현지화된 식품이 필요했었다. 매운맛에 약한 일본인에 맞춰 대부분이 순한 맛으로 변경해 제품을 수출했다. 그러나 MZ세대는 현지화된 제품보다 한국 본고장의 맛을 즐기길 원한다. 불닭볶음면, 짬뽕, 비빔면 등 매운맛 면류 제품이 대표적이다. 올해 일본으로 수출된 한국면류는 지난해 10월말 기준 7500만 달러(한화 약 894억 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으며, 특히 제품의 다양화가 눈에 띈다. 매운맛 제품의 인기는 소스류에서도 나타난다. 이들은 매운 고추장을 이용하여 직접 떡볶이를 만들고, 불닭소스, 양념치킨소스 등을 즐겨 먹는다.
신오쿠보 코리아타운 지역에서 영업중인 끌고 있는 한국 프랜차이즈 식당 |
이러한 성향은 신오쿠보 지역 한식당에서도 나타난다. 최근에는 한국의 유명한 식당 직영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직영점들은 현지기호에 맞춘 음식보다는 한국 본래의 맛을 강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aT 관계자는 “일본의 MZ세대는 SNS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에서 '지금 인기있는' 제품을 선호한다”라며 “일본 현지 유통업체 역시 '지금 한국 SNS에서 인기가 있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달고나 커피, 치즈볼 등 한국 SNS에서 인기가 있던 제품들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일본 유통매장에 입점되고, 일부 바이어는 제품을 일본어로 표기하지 말고 한국어가 적힌 그대로 납품해달라는 특별주문을 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움말=권순영 aT 도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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