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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지 않은 감자를 먹어도 될까?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감자는 풍부한 영양 성분으로 ‘땅 속의 사과’로 불리는 작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감자의 종류는 상당히 많다. ‘감자의 고향’이라고 불릴 만한 페루엔 무려 4500 종의 감자가 존재한다. 안데스 산맥의 농부들이 잉카 시대 때부터 이어온 농사법으로 감자를 재배하며 품종을 지키고 있다.


이곳 페루에선 음식 조리법에 따라 각기 다른 종류의 감자 요리를 사용할 정도다. 이는 요리하지 않은 생감자는 요리 이후 맛과 질감, 색상에 있어 변화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감자는 익혀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 생감자는 뭐가 좋을까?


익히지 않은 생감자에는 저항성 전분의 함량이 높다. 저항성 전분은 체내에서 소화 효소에 의해 잘 분해되지 않는 전분이다. 아밀라아제가 포도당으로 분해하지 못해 신체에서 흡수되지 않는다. 대신 대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성미카엘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2006)에 따르면 저항성 전분은 식이섬유와 유사하게 작용해 장내 박테리아에 영양을 공급하고 부티레이트와 같은 단쇄 지방산의 생산을 증가시킨다.


생감자에는 이 같은 저항성 전분이 많이 들어 있다. 하지만 감자를 익힐 경우 저항성 전분은 사라지게 된다. 대신 감자를 조리한 뒤 식히면 다시 저항성 전분의 함량이 높아진다.


감자는 조리하면 맛과 질감은 좋아지지만, 특정 영양소가 손실될 수도 있다. 생감자는 구운 감자보다 열량과 탄수화물도 적지만, 단백질 함량도 적다. 하지만 비타민C의 함량이 높다. 100g짜리 감자 1개에는 36㎎(밀리그램)의 비타민C가 들어있다. 사과의 6배에 달한다. 다만 감자를 고온에서 조리할 경우 비타민C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


또한 감자에는 단백질 트립신 저해제와 렉틴과 같은 성분이 들어 있어 소화와 영양소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감자를 조리하면 이 성분들이 살아나 영양소 흡수를 최적화하고 영양 결핍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 함량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생감자를 먹어도 될까?


익히지 않은 감자를 먹으면 식중독과 같은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거라 생각하지만 감자 역시 고구마처럼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실제로 생감자즙이 위장 장애 개선에 좋다는 연구도 있다. 2012년 미국 맨체스터대학 생명공학부의 연구발표에 따르면 생감자즙 안에는 독특한 화합물이 있다. 이것이 박테리아를 억제하는 항생작용을 하므로 위궤양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생감자는 쓴맛과 딱딱한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에 따라 비릿한 느낌을 준다. 대신 가열을 할 경우 아미노산과 환원당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감자 특유의 맛과 색상이 생성돼 보다 기호에 맞는 식품이 된다. 특히 가해진 열을 통해 베타아밀라아제 효소의 작용으로 전분이 당화돼 단맛이 살아난다.


감자를 생으로 섭취하려면 주의할 점이 많다. 감자에는 글리코알칼로이드라는 화합물질이 들어 있다. 이 화합물은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독성을 발휘해, 졸음이나 가려움증,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감자를 익혀 먹을 경우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 체코생명과학대학에서 진행된 2013년 연구에 따르면 감자를 삶거나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면 클리코알칼로이드의 총 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또한 감자를 생으로 섭취하게 될 경우엔 설사나 복통의 우려도 있다. 생으로 섭취할 경우 조리하는 동안 파괴되는 오염 물질이나 박테리아가 그대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싹이나 껍질 표면에 묻은 흙, 곰팡이 등을 주의해야 하고, 감자의 눈을 완전히 파낸 후 깨끗이 씻어야 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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