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댕댕이, 프리미엄 넘어 ‘맞춤 간식’ 먹인다
-자연식ㆍ프리미엄 트렌드 넘어 펫푸드도 맞춤형 확대
-견종별 덴탈케어 및 기능별 맞춤 간식 출시 이어져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이번 명절기간 유명 백화점에서 진행된 ‘반려동물 맞춤한복’ 팝업스토어는 올해도 큰 호응을 얻었다. 반려동물의 사이즈에 따라 한복을 제작해주는 맞춤 서비스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주문량은 전년보다 60% 증가했다. 목둘레등을 측정한 후 맞춤제작을 하는 한복처럼 펫푸드 역시 ‘맞춤형’이 떠오르고 있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슈퍼푸드일지라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성분을 골라먹는 사람의 푸드 트렌드와 비슷하다.
최근 몇 년간 펫푸드의 고급화·자연식(반려동물이 자연에서 섭취하던 것과 동일한 형태의 음식을 제공)바람은 거세게 불어왔다. 사람이 먹는 식품 수준의 휴먼그레이드 사료나, 친환경 유기농 제품들, 영양학을 연구한 수의사들이 직접 만드는 제품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극진한 사랑만큼 더욱 똑똑해진 펫팸족(pet+family·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들이 전문화·세분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이제 프리미엄을 넘어 ‘맞춤형’ 펫푸드가 주목받는 추세다.
이유없이 불어온 바람은 아니다. 실제로 펫푸드 선택시 고려해야 하는 기준은 꽤 복잡하다. 견종별은 물론 건강 상태나 상황, 연령, 체질, 비만 정도 등에 따라 필요한 제품이 달라진다. 펫팸족들은 이제 영양학적 균형과 고급 재료는 기본, 여기에 내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취향은 무엇인지, 알레르기는 없는지 등을 세부적으로 따져본다.
맞춤 사료를 위해 샘플 사료를 판매하는 업체도 많아졌다. 미리 제공된 소량의 사료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하고, 기호성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 등 맞춤정보를 확인하는 어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하는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에서 반려동물 맞춤형 처방식을 판매하는 ‘애니피드’가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반려동물의 건강상태와 사료 원재료 성분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체별 건강상태에 맞는 사료를 처방하는 방식이다.
동물 맞춤형 처방식을 판매하는 '애니피드' |
맞춤형 추세는 사료에서 간식 분야로도 넓어지고 있다. 수제 간식을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전문공방부터 유명 기업들의 간식 제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노령견은 맞춤형이 더욱 중요한 분야다. 사료를 잘 안 먹거나 제대로 씹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딱딱한 간식이나 행동이상으로 인한 치아골절도 쉽게 일어난다. 최근에는 노령견의 견종별로 맞춤형이 제공되는 덴탈케어 간식도 등장했다. 글로벌식품업체 카길(Cargill)과 서울대 공동연구로 탄생한 ‘아나브러쉬 스케일러’의 경우 견종별로 치아 구조가 다르다는 통계 분석을 반영한 제품으로, 시츄나 치와와등은 ‘납작두상용’, 말티즈나 푸들등은 ‘일반두상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일반라인’과 ‘민감한 피부’라인까지 따로 구분된다. 김혜진 뉴트리나 펫마케팅 과장은 “견종별로 치아의 크기, 형상 등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 설계된 껌을 급여했을시 더욱 효과적으로 치석 제거가 가능하다”고 제품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견종별로 다른 두상에 따라 맞춤 덴탈케어를 제공하는 ‘아나브러쉬 스케일러’ |
영양 간식에서도 맞춤형이 대세다. 하림펫푸드의 경우 간식라인인 ‘밥이보약 건강볼’을 통해 부족한 영양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간식’을 선보였다. 관절통증이 있는 경우 초록입홍합과, 강황, 글루코사민이 들어있는 ‘관절튼튼 건강볼’을, 피부와 털 관리가 고민이라면 아마씨와 코코넛이 풍부한 ‘피부탱탱 건강볼’, 면역력 향상이 필요하다면 베리 3종이 들어간 ‘면역쑥쑥 건강볼’이 추천된다. 모두 100% 국내산 현미 쌀과자로 합성보존료나 향미제, 팽창제등은 첨가되지 않았다. 하림 펫푸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고급화를 넘어 펫푸드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 간식에서도 단순히 맛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반려동물의 건강상태에 맞는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기능성 맞춤 식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하림펫푸드 ‘밥이보약 건강볼’ |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여기는 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고급화는 물론 맞춤 트렌드가 펫푸드 시장을 더욱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중 73.8%는 ‘약간 비싸더라도 질 좋은 사료와 간식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