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보는 한식…“한식, 맛은 있지만 위생은…”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코리안 비비큐’는 이제 전 세계인이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됐고, 김치는 설명이 필요없는 건강식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음식에 열려있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K(케이)-푸드’는 꼭 한 번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히고 있다.
K-푸드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식을 맛본 뒤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식진흥원은 최근 열린 2019한식산업포럼을 통해 ‘외래 관광객의 방한시 한식 소비 특징과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한국의 콘텐츠는 K-팝(43.3%)에 이어 한식(37.2%)이 두 번째로 꼽혔다. 그만큼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식진흥원의 조사 결과 한국 방문 전 ‘한식’을 알고 있는 외국인은 45.1%로, 10명 중 4.5명은 K-푸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가장 많이 알려진 한식은 비빔밥(34.5%), 김치찌개(30.2%), 삼계탕(27.2%)의 순서다. 하지만 한국을 다녀간 후에 먹고 싶은 음식을 조사하자,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K-푸드를 맛본 뒤 삼겹살(22.5%)을 가장 먹고 싶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2, 3위 역시 각각 소고기구이(21.9%)와 불고기(21.1%)로 꼽혀 육류에 대한 선호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고기 종류를 좋아해 불고기 전골, 소고기 등의 메뉴를 많이 시킨다”며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철판에 나가는 음식을 좋아하고, 중국 사람들은 찜 종류의 푸짐한 육류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다양한 한식 중 코리안 비비큐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 아시안 바비큐 전문점인 벨리큐는 한국인 셰프 빌 김이 운영, 한국식 바비큐를 선보이며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중심으로 한식 푸드 트럭인 고기(kogi)는 불고기 타코 등 한국 음식과 멕시칸 음식을 접목해 주류사회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한국 방문 전 자국 한식당의 만족도보다 한국 내 한식당의 만족도가 대체로 높은 편이었다.
조사 결과 방한 전 현지 한식당에 대한 만족도는 85.58%로 나타났으나, 한국 내 한식당에 대한 만족도는 94.4%까지 올라갔다. 특히 나라별로 편차가 컸다. 태국의 경우 자국 내 한식당 만족도는 76.5%에 그쳤지만, 한국 내 한식당 만족도는 96.1%까지 높아졌다. 영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자국 내 한식당 만족도는 80%, 한국 내 한식당 만족도는 92%였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한식 평가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한국을 재방문할 경우 한식당을 다시 찾겠다는 의향을 가진 응답자가 98%의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는 점”이라며 “한식을 경험한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 내 한식당과 한식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말했다. 특히 맛에 대한 평가는 96.7%로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한식은 전 세계적으로 ‘웰빙 푸드’, ‘내추럴 푸드’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는데, 정작 한국 내 한식당의 위생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졌다. 외국인 관광객의 84.6%가 위생 상태 개선을 건의했다. 또한 종업원과의 의사소통이 불편한 점(75%)도 주문 과정의 난관이었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위생등급제나 외식업중앙회 등의 교육 등을 통해 위생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정확한 외국어 메뉴판을 간편하게 만들어 주문 편리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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