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이기려면 ②] 당뇨환자에게 찬음식이란? 스스로 찾는 고행길
-덥고 잠안온다고 찬음식 많이 먹으면 곤란
-“설사로 이어져 탈수…혈당 올릴 수 있어”
-“잠 못 잔다고 운동하면 오히려 리듬깨져”
바야흐로 열대야의 계절이 도래했다. 해가 져도 온도가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는 일반인도 견디기 힘들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열대야가 지속되면 숙면이 어려워져 혈당 관리가 어렵고, 자칫 탈수 상태에 빠지게 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에는 폭염과 함께 장기간 열대야도 예보돼 있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덥다고 찬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설사가 나 탈수를 유발,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이나 저혈당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 열대야가 지속되면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잠이 안 온다고 늦은 밤에 운동하면 생활 리듬이 깨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
규칙적 식사와 균형 잡힌 메뉴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다. 밤늦게까지 계속돼 잠을 못이루게 하는 더위에 식욕이 감소해 시원한 음료수, 빙과류 등 찬 음식을 찾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이런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음료수나 빙과류에는 단순당이 많아 혈당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에 수분이 많은 과일로 더위를 식힐 때에도 수박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은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식욕이 감소하다보니 시원한 냉면, 국수 등을 식사 대용으로 즐겨 찾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해 이은정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냉면, 국수 등 고탄수화물 식단은 갑작스레 혈당치를 높일 수 있기에 적당한 양을 조금씩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며 “찬 음식을 먹다가 배탈이 나면 설사 등으로 전해질 불균형ㆍ탈수를 유발해 자칫 잘못하면 급성 합병증이 오거나 반대로 저혈당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 당뇨병 환자의 여름 식단 예시. [자료=대한당뇨병학회] |
운동은 칼로리를 소모시켜 식사 요법의 효과를 향상시키고 혈당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려 당뇨병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하지만 여름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3시까지 일사량이 가장 강한 시간대를 피해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너무 높지 않은 시간에 식후 30분~1시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열대야로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갑자기 운동을 하면 생활 리듬을 깨뜨릴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이 교수는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 탈수되지 않도록 시원한 냉수를 섭취하도록 하고, 운동 중 탈수를 막기 위해 운동 도중 20분마다 200㎖씩 물을 섭취해 운동으로 올 수 있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며 “운동 후 목이 마르다고, 당(糖)이 포함된 음료수를 마시게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잠도 마찬가지다. 열대야 때문에 밤늦게까지 뒤척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생활 리듬이 깨져 혈당 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보통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면 혈당이 높아지게 된다”며 “이럴 때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몸 안의 열을 낮추거나 에어컨, 선풍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24~26도로 조절하면 좋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발도 조심해야 한다. 상처가 생기면 일반인보다 잘 낫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성 족부 괴저증은 발가락이 썩거나 발의 일부에 궤양이 생기는 무서운 합병증으로, 여름에 생기기 쉽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감각이 떨어져 상처가 생겨도 별로 아프지 않아 상처가 생긴 줄 모르고 지내다가 점점 심해져 치료하기 힘든 상태로까지 발전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 교수는 “무좀 등 발의 질병이 있으면 땀 때문에 악화될 수 있으므로, 늘 발을 청결히 하고, 건조하게 잘 말리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 양말을 신지 않고 맨발로 다니거나 샌들, 슬리퍼를 신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행동은 당뇨병 환자에게 금물이다. 땀 흡수와 통풍이 잘되는 면 양말을 착용하고 이음새가 작은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하루에 1~2회 양말을 갈아 신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여름에는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이 많이 발병한다”며 “혈당을 올리는 음료수 등 여름 음식의 유혹을 잘 이기고, 너무 더운 시간대를 피해 탈수를 주의해 적당한 운동을 유지하고, 잠도 잘 자야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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