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亞전역 확산 우려…국내 2건 바이러스 발견
-농식품부, 남은 음식물 급여 돼지농가 담당관제 등 대응 총력
돼지 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한반도 급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하순 중국을 다녀온 여행객이 들여온 가공육품(순대ㆍ만두)에서 잇따라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은 국경검역 홍보 캠페인 등 ASF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ASF는 인체에 해를 주지 않지만, 돼지 치사율은 100%에 이른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구토·출혈 증상을 보이다가 10일 이내에 폐사한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달 들어 중국 9개 농장에서 ASF이 발생했다.
남태헌 인천지역 검역본부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이 지난달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출국장 앞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유입을 막기 위한 홍보 캠페인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앞서 ASF는 지난달 3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시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랴오닝ㆍ허난ㆍ장쑤ㆍ저장ㆍ안후이ㆍ헤이룽장 등 6개 성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랴오닝성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뒤 계속 남하해 동남부인 저장성까지 퍼졌던 ASF가 이번에는 북쪽인 헤이룽장성 쪽으로까지 번졌다.
UN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ASF가 아시아지역 전체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식량농업기구는 특히 중국과 육로로 연결돼 있는 한반도와 동남아시아가 취약하다고 밝혔다. 이 병이 처음 발생한 랴오닝성 지역과 북한은 20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ASF의 유전자가 들어있는 축산물이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국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하순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중국 국적 여행객의 휴대품을 검사한 결과, 순대 1개와 소시지 1개 등 돈육가공품 2건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바이러스가 검출된 축산물은 가공된 제품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인한 국내 전염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 등이 ASF가 발생한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경우나 이 병의 바이러스에 오염된 미가공 축산물을 들여오는 경우에는 국내로 확산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ASF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남은 음식물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남은 음식물 급여 돼지 농가를 대상으로 지자체 공무원을 지정했다. 남은음식물 급여 돼지농가 담당관은 담당하는 농가가 남은음식물을 급여할 때에 열처리(80℃, 30분)를 제대로 이행하는지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임상증상 등에 대하여 전화 및 방문점검을 주 1회 실시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외국에서 축산물을 불법으로 가지고 들어오면 ASF 등 해외 악성 가축질병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양돈농가는 잔반 급여를 자제하고, 소독 등 예방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