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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 돼지고기 먹어도 될까?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한반도의 문턱을 넘자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경기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확인, 돼지 사육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종 가축전염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체로 고열(40.5~42℃)과 식욕부진, 무기력, 기립불능, 구토, 피부 출혈 등 증상을 보이며, 10일 안에 폐사한다. 입과 코 주위에 물집이 생기고, 위와 췌장의 크기가 정상보다 수배 이상 커지는 것도 특이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혈청 검사를 통해서만 발병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아직까지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약은 없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ASFV)를 통해 감염된다. 바이러스의 숙주는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육돼지의 치사율은 최대 100%이지만, 야생멧돼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돼지의 침, 호흡기 분비물, 오줌과 분변에 가장 많다. 심지어 죽은 돼지의 혈액과 조직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바이러스는 주로 입이나 코를 통해 돼지에게 감염되나, 물렁진드기가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진드기에 물려 상처가 나면 피부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또한 고온에서 충분히 가열하지 않은 돼지고기나 돼지피, 건조·훈연·염장 처리된 돼지고기를 돼지가 먹어도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병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감염을 일으키기 위해선 세포에 달라붙어 세포 안으로 침투해야 하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돼지 세포에는 잘 달라붙지만, 인체 세포에는 잘 붙지 못해 감염이 되지 않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3년동안 전 세계 52개국으로 확산됐다. 한국은 53번째 발병국이다. 지난 3년 사이 아프리카,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유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인체 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오직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70℃에서 30분 동안 가열하면 모두 사멸한다. 평상시 돼지고기를 먹는 방식으로 섭취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감염된 돼지고기는 매몰처분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 감염된 돼지를 살처분하는 것은 같은 돼지에게 전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돼지를 도축하거나 고기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수 있고, 돼지가 이 쓰레기를 먹거나 감염된 돼지와 접촉하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릴 수 있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의 돼지사육농가에선 돼지 4700 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다. 앞서 파주 발생 농가에서도 4700여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불안감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있는데, ASF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아닌 만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잠복기는 4~21일. 전문가들은 향후 일주일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는 데 고비로 보고 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주범인 남은 음식물을 반드시 금지하고, 북한 인접 지역의 경우 멧돼지가 축산 농가로 따라오지 못하도록 방역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외국 여행객이나 택배 등의 물건에서 축산물 휴대품의 검사를 철두철미하게 해서 반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의 초동 대응 강화를 촉구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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