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처럼…농식품 -유통 플랫폼 구축 ‘혁신의 aT ’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결합한 새로운 개 념의 유통 트랜드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대 표적인 예가 20년도 채 안돼 글로벌 온라인 시 장을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온라인유통전문업 체‘ 아마존’이다. 아마존을 바싹 뒤쫒고 있는 주자로는 중국의‘ 알리바바’가 있다. 이들 업체 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에 모 든 것을 걸고 4차 산업시대 총아로 위용을 자 랑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변화에 힘입어 농식품 유통 생태계를 뒤흔들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국내 농수산물 유통을 총괄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병 호 사장이다. 이 사장은 14일 헤럴드경제와의 대담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일으킨 유통의 변화처 럼, aT도 농식품과 유통이 결합된 강력한 플랫 폼을 구축해 관련 생태계에 혁신을 일으킬 것” 이라며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이 사장은 지난 2월 취임일성으로“ 개방화 등 농업이 어려운 여건에서 농민은 걱정 없이 농사짓고 국민은 안심하고 소비하도록 aT가 문재인 정부의 농업정책을 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취임 100일을 맞아‘ 지 속가능한 농식품 산업 실현’이라는 모토의 신 경영비전을 선포했다. 신 경영비전은 ▷국산 농 산물 중심의 수급안정 ▷농민과 소비자 모두 를 위한 유통개선 ▷농가소득과 연계된 수출 진흥 ▷일자리 창출 ▷농업의 공익적 가치 ▷ 남북 농업협력 등 6가지가 핵심이다.
▶지속가능한 농어업 추진 드림팀 신설, 100년 먹거리 육성=“국민 자문단과 함께 소통하고 숙의하는 시간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어업 실 현’이라는 aT의 방향성을 정했습니다. 이를 통 해 aT가 농어업인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국내 외 농수산식품산업을 선도하는 100년 공공기 관으로 도약하겠다는 겁니다.”
신경영 선포에 이어 이 사장은 곧 바로 이 를 추진할 TF팀(드림팀)을 신설해 가동시켰 다.“ 9명을 엄선해 지속가능농식품전략추진 단을 신설했습니다. 추진단은 사업부서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인 푸드플랜, 유통혁신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해외 선진 기업이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자유 출 장권을 부여했습니다. 그만큼 책무가 막중하 다는 겁니다. 제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 장으로 재직시, 시간이 너무 짧고 기존 기득 권의 반발로 인해 뜻대로 가락시장의 유통 구조에 변화를 주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중장기 전략과제 발굴에도 바짝 매 달릴 겁니다.”
이 사장이 농식품과 유통이 결합된 플랫 폼 구축에 가장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국내 농식품의 생태 계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오 프라인 유통구조에서 온라인으로 눈을 돌려 아주 강력한 유통플랫폼을 구축할 겁니다. 다만 aT가 사업을 전적으로 맡을지, 아웃소 싱을 줄 지 고민해서 어떤 것이 우리나라 농 식품 발전 위해서 최적 방안인 지 조만간 결 론을 낼 겁니다.”
▶추석 성수기 물가 안정 대비‘ 이상無’=“ 올해 봄철 이상저온과 유례없는 폭염 등으로 농산 물 수급 불안정이 지속돼 국민들의 우려가 크 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aT는 중장 기 대책은 물론이고 추석명절에 맞춰 수급 불 안정 해소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습니다.”
우선, aT는 주요 농산물에 대한 도소매 가격 (도매 69품목 112품종ㆍ소매 83품목 129품종) 을 매일 모니터링해 수급변동의 이상징후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국민 생활에 밀접한 5대 채소류(고추, 마늘, 양파, 배추, 무)에 대한 수급정보를 수 시 모니터링해 과도한 상승이나 하락 징후 포착시‘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와 연계한 선제적 수급관리(수매, 수입 및 방출관리 등) 에 나선다.
“올해 봄 배추 공급 물량 증가시 4000톤을 수매해 비축했다가 여름들어 폭염으로 배추 값 급등 징후가 포착된 7월에 방출해 물가안정 에 상당한 효과를 거뒀습니다. 최근 추석 성수 기를 맞아 배추 3000t과 무 1000t을 지난달말 부터 이번달까지 걸쳐 시장에 공급해 물가 안 정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또 aT는 12개 기관의 농산물 수급 관련 생산 정보를 통합해 인공신경망 기술을 활용한 수 급예측정보를 제공하는‘ 농산물유통종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재배면적과 생산량, 생육정보, 주산지별 기상정보, 전국 35개 도매 시장 거래가격·반입량 등 12개 기관의 총 54 종 정보를 통합하는 작업이다.
아울러 aT는 저율관세할당물량(TRQ)에 의 한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 해 국내 수급상황을 최우선 고려해 탄력적으 로 관리하고 있다. TRQ은 국내 공급이 모자랄 때 공급하는 수급조절, 물가조절용으로 수입 되는 농산물이다. 일정물량 수입이 불가피하 고 국내 농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농수산식품 수출, 연 농업소득 최대 8000억 원 기여=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9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과 중국의 경제보복 등 어려 운 여건에도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농식품 수출은 국내 농산물의 가격지지 및 국내 생산기반 유지, 농가소득 제고 등에 기여 하는 효과가 큽니다. 과실, 채소, 특용ㆍ기타 작 물의 경우 수출을 통한 가격지지 효과가 5.1% 에 이르고 2023ha의 생산기반 유지에 기여하 는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이지요. 특히 수출을 통한 국내가격 지지로 농업소득 전체에 연간 5000억~8000억원의 기여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aT의 활발한 노력으로 올해에도 농식품 수 출은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수 출액은 5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고 특히 과채류와 인삼 등 신선 농 산물이 크게 늘었다.
“농식품 수출은 공산품과 다르게 생산 단계 부터 상품화, 검역ㆍ통관, 현지유통, 소비자 구 매까지 매우 복잡해 일관 관리와 체계적인 지 원이 필요한 분야죠. aT는 UR협상이 타결된 1990년대 초부터 농식품 수출지원 노하우를 축적해 생산관리부터 해외 신수요 창출에 이 르는 전 과정의 수출지원체계를 구축해 타 기 관과 차별화된 수출지원을 성공적으로 수행하 고 있습니다.”
▶국정과제‘ 푸드플랜’, 맞춤지원 강화=이 사 장은 임기내에‘ 푸드플랜’의 기반을 반드시 다 지겠다고 한다. 도매시장과 대형마트 위주의 기존 유통 경로 외에 지역 농산물을 유통시키 는 직매장과 직거래 장터를 늘리는게 골자다. 푸드플랜은 지역 단위로 생산·소비는 물론 안 전·영양·복지·환경 등 먹거리 이슈를 통합 관리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농정 분야 주요 국정과제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학교 등 공공급식, 친 환경 농업, 지역순환 경제를 만드는‘ 로컬푸 드’ 등이 푸드플랜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지역 마다 계획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해 요. 또 안전한 농식품 공급도 중요하기 때문에 생산지인 농촌은 친환경 농업으로 가야 합니 다. 푸드플랜의 안정적인 추진기반 조성을 위 해 참여주체 교육 및 민관협의체 운영 등을 추진해 지역별 직거래 채널의 활성화를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맞춤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aT 지원 로컬푸드 직매장은 ▷ 2013년 12곳 ▷2014년 34곳 ▷2015년 49곳 ▷2016년 73곳 ▷2017년 95곳 등으로 매년 증 가하고 있다.
재임시절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 이냐 물었더니“ 직원들에게 좋은 회사를 만들 어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농식품 유통 공기 업인 aT는 본연의 업무에 공공성을 강화하는 혁신과 더불에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는 직장 입니다. 우리 직원들이 이런 사명감을 갖고 사 회에 봉사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한방향 으로 달려가 주길 바랄 뿐입니다. 물론 저도 CEO로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에 최 선을 다할 겁니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예냉시스템’ 을 도입한 영농조합을 설립했으며 참여정부시 절인 2003년~2005년 농림부 장관실 정책담 당보좌관 재직시에는 119조 원 규모의 농업농 촌투융자계획을 주도했던‘ 현장형 농정통’으로 통한다. 또 참여정부 시절 통일농수산사업단 상임 이사 활동 등을 통해 남북 농업협력 문제에 대 한 경륜을 쌓았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 장으로 근무하며 가락시장의 유통 현대화 사 업을 정착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농식품 유통구조상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더 잘 꿰뚫고 있으며, 현장 감각과 미래를 내다 보는 안목과 함께 경영능력 등을 두루 갖춘 인 물이라는 점에서 그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정리=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