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브웨이, 美서 문닫는데 한국선 승승장구, 왜?
-미국선 잇단 폐점…한국에선 3년새 2.5배 가량↑
-생야채 듬뿍, 저열량으로 건강 패스트푸드 각인
글로벌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가 미국에서 하락세에 접어든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써브웨이는 야채를 듬뿍 먹을 수 있는 ‘건강한 패스트푸드’라는 점과 고객 스스로 메뉴를 조합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ㆍ주문생산)’ 형식을 내세워 2030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써브웨이 매장은 8월 기준 335호점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 145개에 불과했던 써브웨이 매장은 지난해 2배 이상인 300호점을 넘어섰고 올해 30여개 이상의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며 확산세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중심이던 매장이 지방 소도시까지 뻗어가며 전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반면 써브웨이는 본고장 미국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미국 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이 3.4% 늘어난 반면 써브웨이는 4.4% 감소했다. 써브웨이는 작년 미국에서 8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한 데 이어 올해도 500여개 매장을 추가로 닫겠다고 밝힌 상태다. 복수 외신에 따르면, 미국 써브웨이가 부진한 데는 온라인 쇼핑 증가로 대형 쇼핑몰 방문객이 줄면서 로드샵 매장에도 타격이 있는 점, 외식 트렌드가 바뀐 점 등을 꼽았다.
써브웨이가 한국에서 큰 호응을 얻은 데는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작용했다. 야채가 듬뿍 들어간 건강한 패스트푸드라는 점과 커스터마이징 방식이라는 점이다. 써브웨이는 고기 패티와 자극적인 소스가 메인인 햄버거와 달리, 터키(칠면조), 로스트치킨(구운 닭고기), 햄류 등 비교적 저열량인 미트류 선택이 가능하고 양배추, 피망, 토마토 등의 생야채를 듬뿍 넣을 수 있다. 빵부터 속재료, 소스까지 ‘나만의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직접 선택을 중요시하고 취향을 드러내는데 적극적인 2030세대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건강과 칼로리에 신경쓰는 다이어터들에게도 훌륭한 식사대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 한국 써브웨이는 화제의 식재료와 인물을 선정해 즉각적인 프로모션 펼치며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돼지고기 바비큐를 잘게 찢어 만든 ‘풀드포크(pulled pork)’를 이용해 새로운 샌드위치와 소스를 출시했고 5월에는 아보카도를 메인토핑으로 활용한 ‘아보카도 시리즈’ 3종을 출시하며 호응을 얻었다. 아보카도 시리즈는 출시 78일 만에 판매량 42만개를 돌파했고 아보카도 토핑을 추가한 샌드위치의 판매량(37만개)은 출시 직전 4월과 비교해 약 37% 증가했다.
이밖에도 써브웨이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 각종 드라마 제작 지원에 참여해 인지도를 높였다. 또 가수 박재범에 이어 최근에는 ‘먹방 여신’으로 등극한 걸그룹 ‘마마무’ 화사를 CF모델로 기용하며 발빠른 스타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신메뉴 개발은 물론 전략적 상권분석을 통해 연내 전국 400호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서브웨이는 1965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시작한 작은 샌드위치 가게가 전신으로, 현재는 세계 111개국에 4만3033개, 미국 내 2만522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