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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황과 후추가 만나면 무슨 일이?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심황(강황)과 후추는 각각이 훌륭한 향신료다.


심황은 최근 몇 년 사이 뜨고 있는 ‘슈퍼 향신료’ 중 하나다. ‘황금 심미료’라고 불리는 노란 빛깔의 심황은 항염 효과와 산화 방지제 역할을 하는 커큐민의 함량이 높다. 이미 수천년 동안 인도 전통 의학에서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로 꼽히는 후추는 아랍과 인도를 통해 들어와, 유럽 귀족들이 즐기던 향신료였다. 후추에는 피페린, 채비신, 정유가 있어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아울러 엽산, 철분, 베타카로틴, 단백질, 칼슘, 칼륨은 물론 식이섬유 함량도 높다. 특히 후추의 피페린은 메스꺼움, 두통, 소화 개선에 좋다.


독립적으로도 훌륭하지만 두 향신료가 만나면 시너지가 상당하다. 

■ 후추 속 피페린이 커큐민 흡수 높인다


심황 속 커큐민 성분의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바로 후추 속 피페린이다.


심황의 커큐민은 건강상 이점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지만, 혈류에 잘 흡수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 검은 후추는 커큐민의 흡수를 돕는다. 2013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검은 후추 속 피페린과 심황의 커큐민을 함께 사용하면 커큐민의 흡수율이 2000%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커큐민 2g당 20㎎의 피페린이 필요하다. 피페린은 위장 벽을 완화해 커큐민과 같은 더 큰 분자와 더 잘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커큐민의 대사를 느리게 해 체내 흡수율을 높인다. 

■ 항염증, 통증 감소도 2배


두 성분의 강점들이 만나니 이점은 2배가 된다.


특히 커큐민과 피페린에는 항염증과 통증 감소 기능이 있는데, 두 물질이 더해지며 이 같은 능력이 극대화된다. 2004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커큐민은 부작용 없이 항염증의 효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절염과 관절 통증에 효과를 보인다. 2009년 경희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후추 속 피페린은 항염증과 항관절염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암 예방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2003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진행된 커큐민 연구에선 커큐민이 암 세포 생장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사멸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추 속 피페린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2016년 중국 중산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피페린은 전립선, 췌장암 등 특정 암세포 사멸에 기여하며 암세포의 생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소화 증진


심황과 후추의 만남은 소화 흡수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심황은 인도 전통 의학에서 수천년 동안 소화제의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인도 생화학연구소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심황은 실제로 위장 경련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도 중앙식품기술연구소에서 진행된 2007년 연구에 따르면후추 속 피페린은 소화 효소의 활동을 향상시켜 우리 몸이 음식을 더 쉽고 빠르게 소화하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커큐민과 피페린의 항염증 특성이 소화에 도움이 되는 내장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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